2025년, 목표를 향해-(3)

하루하루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by Cognitio

2월 24일, 새로운 시작.


오랜 시간 바랐던 HR 직무로의 첫 출근이었다. 입사까지의 여정은 다소 특별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특이했다. 보통 채용은 소통은 주로 이메일을 통해 하고, 서류 합격 통보 후 1·2차 인터뷰, 처우 협의를 거쳐 입사까지 이어지는 일반적인 절차를 따른다. 하지만 이곳은 조금 달랐다. 모든 소통이 전화로 이루어졌고, 모든 진행이 갑작스러웠다.


지원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내일 1차 인터뷰 가능하실까요?”


뜬금없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인터뷰 제안이었다. 꽤나 당황스러웠지만, 흔쾌히 수락했다. 기회란 늘 예고 없이 찾아오니까. 전화를 끊고 나서 솔직히 긍정적이진 않았다. 갑작스러웠고 일반적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접도 많이 겪어봐야 더 잘 볼 수 있을 테니 경험 삼아 가보기로 했다.


1차 인터뷰 당일, 상황은 예상보다 더 특이했다. 면접관은 실무자가 아닌 임원이었다. 질문도 직무 역량보다는 퇴사 사유, 공백기 등 이력의 빈틈을 짚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면접관이 중간에 전화를 여러 번 받으며 흐름이 끊기기도 했다. 지원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이상하게도 이 회사에 흥미가 생겼다.


1차 인터뷰를 앞두고 회사에 대해 알아보던 중, 이 회사가 최근까지도 위기를 겪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정확히는 공개된 정보들이 많지 않아서 알 수 있는 정보를 긁어모아 맥락적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 조금 특이한 점은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이 회사의 성장성이 무언가 기대된다는 점이었다. 경영난, 구조조정, 경영진 교체 등 이 회사에 가지 말아야 할 키워드들이 가득했지만 숨겨진 무언가가 있어 보였다.


인터뷰 당일 이러한 궁금증을 숨기지 않고 질문했다. 그리고 면접관은 내 질문에 성실히 답해주었다. 추측은 대부분 맞았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 기업의 성장성이 기대가 되었다. 위기 속 기회가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며칠 뒤, 2차 인터뷰 일정도 지난번과 같은 방식으로 잡혔다. 2차 면접은 체감상 10분이 채 되지 않았다. 더 높은 직책의 임원이 면접관이었고, 나한테 궁금했던 건 단 하나였다.

'왜 공무원을 퇴사했는지,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나는 있는 그대로 공백기 동안의 가졌던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노력,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의 의지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2월 24일. 나는 이 회사의 일원이 되었다.


입사 후 4개월 차에 접어든 지금, 돌이켜 보면 채용 과정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이지 않은 회사 생활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면 당장 나오라고 할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입사 첫날 당일 회식에 첫 주차부터 지금까지 평균 3일 이상 야근을 했다. 주말 출근도 여러 번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혀 괴롭지 않다. 오히려 하루하루 충만함을 느낀다.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힘들고, 지치지만 이러한 순간들이 쌓여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나도 내가 신기할 정도다. 예전 같았으면 불평불만이 가득한 생활이었을 텐데 그에 비하면 지금은 지나칠 정도로 긍정적이다. 억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이 경험이 내 삶에 분명히 긍정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 든다. 처음 해보는 일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는 막막한 일을 해야 할 때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어려울수록, 고통스러울수록 날 성장시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인 거 같다.


입사 후 3주 차가 되었을 때 즈음, 해외 거래처 사람들을 응대하는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나는 영어를 못한다. 어느 정도냐면 영어학원 다녀본 적 없고, 영어 자격증 시험을 본 적조차 없다.(공무원 시험 볼 때 영어를 어떻게 통과했는지 나조차 이해가 안 될 정도다.) 그 정도인데도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막막할 뿐 걱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영어 회화 학원을 그 주에 바로 등록했다. 어느덧 영어학원도 다닌 지 3개월이 되었다. 아직까지 영어가 늘었다는 체감은 없지만 노력하고 있는 내 모습이 만족스럽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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