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일자리에 대한 관점 전환

by Cognitio

AI, 로봇, 자동화 등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될수록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떤 일자리가 먼저 사라질까?"를 묻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늘 직무(job) 단위에서 던져져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arXiv 연구 「Beyond Automation: Redesigning Jobs with LLMs to Enhance Productivity」는 이 질문 자체가 잘못 설정되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AI가 아니라, 우리가 '직무(Job)'를 이해하는 방식에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담론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AI가 발전한다.

많은 업무가 자동화(기술에 의해 대체)된다.

결국 일자리는 줄어든다.

이 흐름에서 핵심 분석 단위는 언제나 직무(job)였습니다.

"이 직무는 대체된다 vs 안 된다"라는 식의 구분 말이죠.


하지만 논문에서는 직무는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작업(Task)들의 묶음이라고 설명합니다.


보고서 작성, 회의 주최, 데이터 분석, 의사결정, 관계 조율 등 이 모든 작업은 하나의 직무 안에 공존하지만 AI에 노출되는 정도는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질문을 이렇게 바꿔야 된다고 합니다.

"AI가 이 직무를 없앨까?" 가 아닌,

"이 직무를 구성하는 작업(Task)들은 각각 AI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가?"

이 전환만으로도 AI가 일에 미치는 영향을 훨씬 정교하게 볼 수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직무를 더 이상 단일 단위로 보지 않습니다. 대신 직무를 여러 작업(Task)의 조합으로 분해해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기획자' 직무라도

자료 정리와 초안 작성은 AI에 매우 잘 노출되고(대체되기 쉽다)

이해관계자 조율과 전략적 판단은 그렇지 않습니다.

논문에서 중요하다고 언급하는 지점은 평균이 아니라 분산이라는 기준입니다. 즉, 같은 직무라도 어떤 작업을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AI의 영향은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죠.


이 지점에서 기존의 "이 직무는 대체된다 vs 안전하다"라는 이분법적 논의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게 됩니다.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LLM을 단순한 분석 대상이 아니라 직무 재설계를 시뮬레이션하는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논문은 직무 재설계를 세 가지 축으로 설명합니다.


1. 자동화(Automation)

-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작업은 AI가 맡습니다.

2. 최적화(Optimisation)

- 인간이 수행하는 작업도 AI의 도움으로 더 효율적인 구조로 재편됩니다.

3. 재할당(Reallocation)

- 가장 중요한 단계로, AI가 잘하는 일과 인간이 잘하는 일을 의도적으로 분리하고 재배치합니다.


여기서 직무는 더이상 고정된 정의가 아닌 계속해서 재구성되는 설계 대상이 됩니다.


이 논문이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AI가 발전해도 인간이 맡아야 할 작업은 사라지지 않고, 그 성격이 더 선명해질 뿐이라는 점입니다.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인간의 비교우위 작업(Task)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략적 리더십

복잡한 문제해결

이해관계자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이 작업들의 공통점은 정답이 없고, 맥락을 읽어야 하며, 결과에 대한 책임이 따르는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AI는 정답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지만, 판단의 결과를 대신 짊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AI시대, 논쟁의 핵심은 일자리 감소가 아닐 수 있습니다. 기존의 담론은 "AI가 많은 일을 대체하니 결국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논문은 정반대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AI가 만들어내는 가장 큰 경제적 효과는 일자리 제거(Displacement)가 아닌 생산성 향상(Productivity gains)이라는 것입니다. 즉, AI는 일을 없애기 보다 작업의 구성을 바꾸고, 사람이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라는 것입니다.


이 관점의 전환은 매우 중요하며 AI 논쟁의 초점을 '공포'에서 '설계'로 옮겨야 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 논문을 통해 재해석되는 직무 설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직무는 작업의 묶음이다.

- 직무명보다 작업 구성이 중요합니다.

2. AI영향은 동일하지 않다.

- 같은 지무라도 전혀 다른 AI노출 결과가 나옵니다.

3. 역할은 설계되어야 한다.

- 인간과 AI의 역할 분담은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4. 최종 가치는 생산성이다.

- AI도입의 성패는 '얼마나 사람을 줄였는가'가 아닌, '얼마나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게 했는가'입니다.


결론적으로 AI는 일자리를 없애는 기술이 아닌, 일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도구입니다. 그리고 직무 설계는 변화의 중심에 놓여 있고, 이제 인간에게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AI가 내놓는 정답에 반응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역할을 재설계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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