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너는 조용히 그들의 삶 속에 스며든다.
음식의 맛을 종이처럼 만들고,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무게를 얹는다.
색이 서서히 바래가며,
사람들은 자신 안에서 무언가 부서졌다고 믿는다.
나도 처음엔 너를 보지 못했다.
내가 가장 약해졌을 때,
너는 찾아왔다.
삶의 윤곽이 흐려지고,
맛은 옅어지고, 소리는 무뎌지고,
아침은 의미 없이 길어졌다.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다.
차가움을 느꼈다.
겨울의 냉기가 아니라,
몸 깊은 곳에서 스며 나오는 냉기였다.
따뜻함이 돌아와도 사라지지 않는 그 차가움.
그때 나는 알았다.
너는 이미 여기 있었다.
너는 가장 사적인 순간에 들어오지만,
친구는 아니다.
약해진 틈을 기다리며,
천천히 음식에서 맛을,
몸에서 힘을,
목소리에서 온기를 빼앗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빠져나가는 길을 함정처럼 보이게 만든다.
너를 보며 깨달았다.
너는 민첩하고 영리하지만, 연약하다.
행동이 너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숨어 있으려 애쓴다.
규율은 너의 적이다.
너는 감정을 왜곡할 수는 있지만,
행동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나는 맛이 없어도 먹고,
아파도 움직이며,
침묵이 유혹해도 말할 수 있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너를 약하게 만들고,
너도 그것을 안다.
그래서 너는 사라진다.
늘 그래왔다.
패배해서가 아니라,
힘이 다했기 때문이다.
너는 또 다른 약함의 순간을,
열린 문을 하나 기다린다.
나는 그것을 안다.
그리고 지금도 본다.
고요한 아침의 가장자리에서
아직 머무는 너를.
너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도 결코.
다시 올 것을 안다.
올 때면, 나는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린다,
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