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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규리 Aug 13. 2021

소나기

2021년 8월 12일 오후 7:11

퇴근 후 지하철 역 출구에서 비를 맞닥뜨렸다.

오랜만의 소나기였다.


나처럼 소나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사람들

급한 대로 가방을 방패 삼아 뛰어가는 사람들

우산을 가져다 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 틈에 섞여 풍경을 관찰했다.


내가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인지

무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 내가 있는 것인지

헷갈리던 하루였다.


그러던 참에

비라도 자신의 정체성을 대차게 뽐내주니

마음 한 켠이 후련해졌다.


이내 비가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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