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른 뒤, 승민은 모든 것이 달라진 현실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었다. 조율자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그는 더 이상 시간 여행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는 과거를 바로잡고 현재를 변화시켰다. 이 변화는 단순히 승민의 삶만이 아니라 그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어느 날, 승민은 이전처럼 거리로 나섰다. 모든 것이 평소와 같아 보였지만, 세부적으로는 어딘가 달랐다. 골목 끝의 작은 도서관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만,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독서 모임 개최!"
그 도서관은 과거 시간 여행 중에 만난 한 여성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녀가 도서관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던 작은 결단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승민은 미소를 지으며 도서관 안으로 들어갔다. 책장 사이를 걸으며 그는 사람들이 책을 읽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 풍경은 그에게 현실이 가져온 작은 행복들을 상기시켰다.
승민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된 기억 속에서 자신이 이룬 일들이 현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점점 더 분명히 깨달았다. 그의 개입으로 과거에 억눌렸던 꿈을 되찾은 사람들, 파탄 난 관계를 회복한 가족들, 그리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은 친구들까지. 그는 그들이 겪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며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던 불안을 조금씩 내려놓았다.
그러나 모든 것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과거의 흔적을 완벽히 지울 수 없었고, 일부 상황에서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자신이 돕고자 했던 한 사람은 예상치 못한 길을 걷고 있었다. 승민은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승민은 자신의 선택이 이끌어낸 결과를 직면하며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이를 기회로 삼았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며, 새로운 선택과 도전을 통해 현실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로 결심했다.
시간 여행 중 만났던 사람들, 특히 그들에게 전했던 조언들이 여전히 그의 가슴에 남아 있었다.
"현재를 바꾸는 것은 미래를 위한 가장 강력한 방법이야."
조율자의 마지막 말이 그의 귓가에 맴돌았다.
승민은 공원 벤치에 앉아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이 웃으며 뛰어노는 모습, 책을 읽는 청년, 산책하는 노부부. 이 모든 장면은 그의 선택이 만들어낸 작은 변화들이었다. 그는 비록 시간 여행자로서의 역할을 끝냈지만, 이제는 이 현실 속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이 내가 만들어갈 시간이다, " 승민은 스스로 다짐했다. 그의 여정은 끝난 듯 보였지만, 실은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단계였다. 과거를 되돌리는 대신, 현실 속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방법을 찾아갈 것이다.
삶은 여전히 복잡하고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승민은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의미를 찾기로 했다. 이 새로운 현실 속에서 그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첫발을 내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