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다. 사람의 이름뿐만 아니라, 상품명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쌓아왔던 일종의 헤리티지를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독자가 알고 있듯이 기아의 K8은 원래 K7이라는 이름의 차량이었다. 큰 결심을 하고 이름을 바꾸었을 텐데, 그 결과가 상당히 놀랍다.
7월 국산차 시장에서 K8은 약 6,000대를 팔며 포터2를 제외하고 판매량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골 1위였던 그랜저도 제친 기록이었기에 많은 소비자가 K8의 인기 비결, K8의 제원 및 옵션 구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K8과 그랜저를 파헤쳐 보고자 한다. 어떤 점이 어떻게 다르고 또 같은지 함께 분석해보자.
그랜저 월 판매량 추월한 K8
세단 시장의 판도 바뀔까?
지난 4월경 출시된 K8이 월 5,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K8의 등장으로 세단 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됐다는 것이다.
K8은 7월 판매량에서 경쟁 차량이자 세단 시장의 강자인 그랜저를 약 1,000대의 차이로 넘어섰다. K8은 지난 7월 6,008대를 판매했으며, 그랜저는 5,247대 판매에 그쳤다. 물론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가동 중단 탓에 판매량 차이가 난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기아가 준대형 세단 월간 판매량에서 그랜저를 넘어선 것은 약 3년 만이기에 의미가 깊다.
K8을 선택한 이유
고급화 전략 성공했다
그렇다면 K8의 인기 비결이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고급화’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기존 K7의 이름을 K8으로 한 단계 올리는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의 선호도를 끌어올린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KIA 엠블럼과 주행성능을 업그레이드한 것도 한몫했다.
또한 K8은 한 등급 위의 세단인 K9에 있는 모든 첨단 기능을 그대로 갖고 있고, 길이마저 5,000mm를 넘어섰다.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이 지닌 모든 첨단 편의 장치의 최고봉”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사양들을 담아냈다는 평가도 자자하다. 이쯤 되면 K8의 제원 그리고 옵션 구성이 궁금해지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그랜저와 대적할 만한 수준이 된 만큼, 오늘은 그랜저와 K8을 놓고 비교하며 옵션을 파헤쳐 볼까 한다.
K8 VS 그랜저
제원 비교해보니
인기가 좋은 가솔린 2.5 모델을 기준으로 두고 두 모델의 제원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K8이다. K8은 길이 5,015mm, 너비 1,875mm, 높이 1,455mm, 휠베이스 2,895mm, 공차중량 1,540kg의 차체 크기를 자랑한다. 또한 배기량 2,497cc에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kgf.m의 힘을 자랑하며, 17인치 휠 기준 12.0km/L의 복합연비를 가졌다.
다음은 그랜저다. 그랜저는 길이 4,990mm, 너비 1,875mm, 높이 1,470mm, 휠베이스 2,885mm, 공차중량 1,575kg의 차체 크기를 자랑한다. 배기량 2,497cc에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kgf.m의 힘을 발휘하며 17인치 휠 기준 복합연비는 11.9km/L다.
K8이 높이는 15mm 낮지만, 그랜저와 비교했을 때 길이와 휠베이스는 각각 25mm, 10mm 길고 파워트레인 제원은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1. 기본 사양 모델 비교
K8 노블레스 라이트 트림
지금부터는 각 모델의 옵션을 트림별로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K8 노블레스 라이트다. 해당 트림의 기본 가격은 3,279만 원으로, 기본 탑재 옵션은 다음과 같다. ADAS 사양은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차로 유지 보조가 적용됐다.
또한, 안전 사양은 9에어백, 전/후방 주차 거리 경고, VSM,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경사로 밀림방지장치, 급제동 경보 시스템, 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 유아용 시트 고정 장치, 타이어 임시 수리장치 등이 탑재돼 있다. 인포테인먼트 사양은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인포테인먼트/공조 전환 조작계, 8스피커, 스티어링 휠 오디오 리모컨, 블루투스 핸즈프리, USB 단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외장 사양은 225/55 R17 타이어&알로이 휠,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LED 턴 시그널, LED DRL, LED 리어 콤비네이션램프, LED보조제동등, LED 리피터 일체형 아웃사이드 미러, 도어손잡이 조명, 에어로타입 와이퍼, 윈드쉴드/앞좌석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 윈드쉴드 자외선차단 글라스 등이 있다.
내장 사양은 블랙 원톤 또는 브라운 투톤 인테리어 선택, 슈퍼비전 클러스터, 가죽 스티어링 휠, LED 실내등, 전자식 룸미러, 슬라이딩 선바이저, 도어스커프 등이 있고, 시트 사양은 가죽시트, 앞좌석 파워시트,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앞좌석/뒷좌석 열선시트, 운전석 통풍시트, 앞좌석 전동식 허리지지대,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 스키쓰루, 앞좌석 시트벨트 높이조절장치 등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마지막으로 편의 사양은 버튼시동 스마트키 시스템, 스마트 트렁크, 하이패스 자동결제 시스템,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전자식 변속 다이얼, 패들 쉬프트, 후방 모니터, 크루즈 컨트롤, 오토 라이트 컨트롤, 레인센서, 열선 스티어링 휠, 수동식 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 고성능 에어컨 필터, 공기청정시스템, 뒷좌석 에어벤트, 앞좌석/뒷좌석 세이프티 파워윈도우, 뒷좌석 USB 단자, 파워아웃렛 등 다양하게 탑재된 것을 알 수 있다.
1. 기본 사양 모델 비교
그랜저 프리미엄 트림
그랜저의 기본 사양 모델은 프리미엄 트림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해당 트림은 기본 가격 3,303만 원부터 시작한다. 기본으로 탑재된 사양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ADAS 사양에서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전방 차량 출발 알림, 하이빔 보조, 차로 유지 보조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안전 사양은 9에어백 시스템, 타이어 응급 처치 키트, 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 장치, 유아용 시트 고정장치, 후석 승객 알림 등이 있다.
외장 사양은 반광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 Full LED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 LED 방향지시등, LED 리어콤비램프, LED 보조제동등, 17인치 알로이 휠 & 타이어, 이중접합 차음유리, 자외선 차단 유리, 아웃사이드 미러, 퍼들램프, 도어 포켓 라이팅, 듀얼 머플러, LED 번호판 램프 등 다양하게 탑재된다.
또한 내장 사양은 클러스터, 패드프린트 디자인, 가죽 스티어링 휠, 시트 사양은 천연가죽 시트, 운전석 8way 전동시트, 운전석 2way 럼버서포트, 동승석 4way 전동시트, 전좌석 열선시트, 뒷좌석 고급형 암레스트 등이 기본 적용돼 있다. 인포테인먼트 사양은 12.3인치 내비게이션, 일반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된다.
편의 사양은 버튼 시동 & 스마트키, 패들쉬프트, 듀얼 풀오토 에어컨, 마이크로 에어 필터, 도어 글라스 통합 컨트롤, 크루즈 컨트롤,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전방/후방 주차거리 경고, 후방 모니터, 스마트 트렁크,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하이패스 시스템, ECM 룸미러, 레인센서, 파워아웃렛, USB 충전기 등 다양한 사양을 만나볼 수 있다.
2. 인기 만점 트림 비교
K8 노블레스 트림
다음으로는 인기가 높은 트림을 두고 비교해보자. 먼저 K8 노블레스 트림이다. 해당 트림은 기본 가격 3,510만 원부터 시작한다. 노블레스 라이트 기본 품목 외 안전 사양은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외장 사양은 새틴 크롬 가니쉬, 블랙하이그로시, 다크 스테인리스 몰딩, 내장 사양은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추가 탑재된다.
편의 사양은 서라운드뷰 모니터, 후측방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뒷좌석 측면 수동 선커튼, 동승석 통풍시트가 추가되고 인포테인먼트 사양의 경우 12.3인치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가 더해진다.
2. 인기 만점 트림 비교
그랜저 르블랑 트림
그랜저의 인기 트림은 르블랑이다. 해당 트림은 기본 가격 3,534만 원부터 시작한다. 프리미엄 트림의 기본 품목을 포함하고서도 ADAS 사양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등이 추가된다.
더불어 외관 사양에 18인치 알로이 휠 & 타이어, 내장 사양에 클러스터, 앰비언트 무드램프,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 그리고 시트 사양에 블랙/베이지 인테리어, 앞 좌석 통풍시트가 추가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편의 사양에는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 스마트폰 무선충전, 후측방 모니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 운전석 공조 연동 자동제어가 더해진다.
K8 노블레스 VS
그랜저 르블랑
그런데 옵션 목록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랜저 르블랑 기본 옵션에 비슷해지려면 K8 노블레스에 드라이브 와이즈, 컴포트, 프리미엄 등의 패키지 옵션을 추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에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 전방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등이 기본 옵션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드라이브 와이즈는 118만 원, 컴포트는 108만 원, 프리미엄은 69만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도합 295만 원으로, 해당 옵션들의 값을 더한 K8 노블레스는 3,805만 원이다. 그랜저의 3,534만 원보다 약 270만 원가량 비싼 가격이다.
3. 상위 트림 비교
K8 시그니처
마지막으로 상위 트림을 비교해 보자. K8의 상위 트림은 시그니처로, 기본 가격 3,868만 원부터 시작된다. 해당 트림은 노블레스 기본품목 외에도 안전 사양에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가 추가된다. 외장 사양은 245/45 R18 미쉐린 타이어&전면가공 휠, 순차점등 턴 시그널, 다이나믹 웰컴 라이트, 후진 가이드 램프, 뒷좌석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 등 다양하게 추가로 만나볼 수 있다.
더하여 내장 사양은 블랙 원톤, 브라운 투톤 또는 샌드 베이지 투톤 인테리어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고급 우드그레인 내장재, 앰비언트 라이트, 인조가죽 감싸기&리얼 스티치, 나파가죽 혼커버, 메탈 페달 등이 추가된다. 시트 사양에는 퀼팅 나파 가죽 시트, 옷걸이형 헤드레스트, 편의 사양은 전자식 차일드락,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 트렁크 등이 더해진다.
3. 상위 트림 비교
그랜저 캘리그래피
이번에는 그랜저다. 그랜저의 상위 트림은 캘리그래피로, 기본 가격 4,133만 원부터 시작된다. 해당 옵션에는 한 단계 낮은 트림인 익스클루시브 기본 품목을 모두 포함하고서도 ADAS 사양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등이 추가된다. 외장 사양은 캘리그래피 전용 디자인, 발수 적용 앞도어 유리를 추가로 만나볼 수 있다.
내장 사양은 클러스터,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 앰비언트 무드램프, 뒷좌석 스웨이드 목베개, 고급 카매트, 인조가죽 감싸기 크래쉬 패드, 인조가죽 감싸기 콘솔 어퍼 & 사이드판넬, 반펀칭 가죽 스티어링 휠, 나파가죽 감싸기 스티어링 휠 혼 커버, 퀼팅 인조가죽 감싸기, 리얼 알루미늄 도어트림 가니쉬, 스웨이드 내장재 등 다양하게 추가 탑재된다. 시트 사양은 퀼팅 나파가죽 시트, 뒷좌석 고급형 암레스트, 인포테인먼트 사양은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추가된다.
K8 시그니처 VS
그랜저 캘리그래피
기본 사양을 보고 대응하는 트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독자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두 제조사가 판매 간섭을 피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옵션과 가격을 구성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현대차는 그랜저에 르블랑을 추가하며 트림을 4개로 세분화했고, 반면에 K8은 트림이 3개로 완전히 대응하는 트림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시그니처와 캘리그래피가 각 차량에서 최상위 옵션임은 맞지만, 옵션 구성 자체가 비슷해지기 위해서는 K8에 몇 가지 옵션을 추가해야 한다. 드라이브 와이즈,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컴포트, 프리미엄 등이 그것이다. 이는 그랜저에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기 때문이다.
해당하는 옵션을 모두 추가하게 되면 K8의 세전 가격은 4,207만 원까지 올라간다. 드라이브 와이즈가 79만 원,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가 83만 원, 컴포트가 108만 원, 프리미엄이 69만 원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위의 옵션들을 추가한 K8은 그랜저 캘리그래피보다 100만 원가량 비싸진다.
지금까지 K8과 그랜저를 트림별로 완벽 정리 및 분석해봤다. 비록 오늘은 비교 대상이 그랜저이기에 해당 모델과 비슷한 트림과 옵션을 묶어 분석했지만, 이는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옵션 구성은 각자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랜저와 비교해 신차인 K8이 최신식 편의 및 안전 사양과 상품성을 갖췄고 크기도 더 큰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당분간 신형 그랜저가 나오기 전까지는 K8의 인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