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커피인생) 같은 프랜차이즈인데 맛이 다르네요?

진한 커피? 쓴 커피?

by 커피바람

같은 프랜차이즈인데 커피 맛이 다르네요?


며칠 전에 카페에서 일하다 받은 질문이었습니다. 손님이 조금 뜸한 시간이었는데 자주 오시는 남성분께서 질문이 있다며 하신 말씀이,

"나 질문이 있는데, 사장님 안 계시니 좀 물어봅시다. 같은 프랜차이즈는 같은 원두 쓰죠?"

당연히 그렇다고 했더니 다음 질문이,

"근데 다른 데 가니 여기랑 왜 맛이 다르지?"

"맛이 어떻게 다른데요?"

"다른 데는 너무 써! 여기는 먹기 좋은 정도인데 다른 데는 너무 써서 혹시 여기는 사장님이 다른 원두 섞어 사용하나 하고 사장님 없을 때 물어본 거야~"

(나이 있으신 분이라 반존댓말 하십니다)

일단 저도 근무 중이라 자세히는 말씀 못 드리고 생각나는 대답으로, 여러 경우가 있지만 머신청소를 안 해서 그럴 수 있고 날씨영향도 있다고 하고 보내드렸습니다.


생두를 볶다. 배전.(Roasting)


커피는 정말 까다로운 아이입니다. 커피가 쓰다고 하면 많은 이유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원두의 배전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배전도란, 볶는 정도를 말하는데요 커피는 커피나무에서 열매를 따고 그 열매에서 생두를 얻고 그 생두를 볶으면 원두가 됩니다. 생두의 배전도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약배전, 중배 전, 강배전. 이것을 세분화하면 8단계로도 나뉩니다. 종류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약배전을 하면 쓴맛은 적고 산미가 강합니다. 생두 본연의 향미가 강하게 남아 핸드드립용으로 사용합니다.

중배산미와 쓴맛, 단맛에 조화가 이루어지는 배전도인데 에스프레소용으로 사용됩니다.

강배전은 생두를 강하게 볶았기 때문에 쓴맛이 특징이고 산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배전이 에스프레소 용이라 했는데요 카페에서 관심 있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즘은 강배전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프랜차이즈가 강배전 원두를 사용하는 건 맛의 균일화를 위해서입니다. 래서 요즘 카페들 커피맛이 진하고 바디감이 높습니다. 면 개인카페는 본인매장의 특별함을 위해 풍미가 좋은 배전도를 선택할 수 있어 프랜차이즈처럼 쓴 커피를 굳이 선택하지 않습니다.


쓰다? 진하다? 탄맛?


여기서 다시 손님의 질문으로 돌아가봅니다. 원두의 강배전으로 쓴 것이라면 모든 프랜차이즈가 쓰고 맛없어야겠죠?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커피머신의 청소가 한몫하기도 합니다. 원두는 볶았기 때문에 기름이 생깁니다. 포터필터에 원두를 담아 머신에 결착하는 그 부분에 원두찌꺼기가 계속 쌓이기 마련입니다. 자주 닦아주면 좋지만 계속 커피를 뽑는다면 신경 써서 닦아주기는 어렵습니다. 기름과 찌꺼기가 들러붙어 크레마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추출시간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저도 한번 머신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커피머신 결착도 어렵고 추출된 에스프레소에서 냄새가 났습니다. 알고 보니 사장님이 다른 직업을 갖고 계셔서 매장에 관심이 없었고 근무자들도 머신청소하는 방법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큰 프랜차이즈는 본사에서 직원이 자주 나와서 점검을 합니다. 머신청소로 인해 맛이 엄청나게 차이 날 정도까지 두고 보진 않습니다. 여기서 또 다른 이유. 커피가 쓰고 맛없는 이유는 에스프레소를 추출 후 바로 사용하지 않고 추출해 놓은 커피를 사용할 경우입니다.


요즘은 오픈 주방이 많아 그럴 일이 없겠지만 옛날에는 에스프레소를 뽑아놓고 손님이 주문하면 뽑아놓은 샷을 넣어주는 매장들이 있었습니다. 머신에서 에스프레소를 뽑으면 크레마가 생기는데 추출하고 가만히 놔두면 크레마는 점점 깨지고 흩어져 사라집니다. 크레마가 없어지면 향도 죽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쓰고 탄맛 나는 맛없는 커피가 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커피맛이 쓰거나 달라지는 이유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처음 이야기한 커피머신 관리를 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원두를 담아두는 호퍼를 닦지 않고 계속 사용하는 경우(기름이 호퍼에 계속 쌓이고 굳어 끈적거리고 원두가 부패할 수도 있습니다), 볶아놓은 원두가 오래된 경우, 날씨가 비가 와서 습한 경우,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손재주 등 경우의 수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프랜차이즈여도 자동기계를 써도 맛이 다른 수 있는 이유입니다.


지금은 스타벅스도 자동머신으로 커피를 내리는데 각 지점마다 맛이 다른 건 아마 머신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옛날 카페들이 직접 손으로 원두를 담고 탬핑할 때는 바리스타마다 손 맛이 달라 달랐다면 요즘은 원두를 갈아주는 그라인더도 용량을 정해서 자동으로 나오고 그것을 담은 포터필터를 탬핑기계가 자동으로 압력을 넣어 눌러줍니다. 바리스타는 포터필터를 들고 결합만 해주는 시대입니다. 론 소형카페들은 아직도 손맛인 곳이 많습니다. 꼭 개인카페가 아니어도 맛을 균일하게 내기 위해 옛날보다 더 정교한 도구들로 커피를 내리는 곳이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많은 점포 수에 균일한 맛을 위해 강배전을 하고 진한 커피를 내리지만 미세한 상황에 따라 진한 커피가 쓰거나 탄맛이 날 수 있습니다. 또 사람 입맛도 매번 정확하지는 않으니까요. ^^;

제 주변에도 다 같은 스타벅스여도 꼭 가는 매장이 있고 내지는 커피 말고 다른 음료로 마시기도 합니다.


지금은 선택의 시대!


카페는 많고 선택할 폭도 넓습니다. 싸고 양 많은 커피를 원해서 저가카페를 가거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매장 내 화장실이 있거나 직접 주문받고 가져다주는 카페이거나, 비싸도 분위기 좋고 고품질 커피맛의 카페를 찾거나, 맛있는 빵을 찾아 디저트카페를 이용하거나 요즘같이 연말에는 많은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대형카페 등 선택이 더 고민되기도 합니다.


올해 2025년도 오늘 하루 남았네요. 한 해 동안 맛있는 커피와 음료를 드셨나요? 내년에는 또 어떤 음료가 유행이 될까요? 모두 행복한 마무리 하시고 2026년에도 맛있는 카페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내년에 뵙겠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