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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린 Mar 01. 2022

시장경제적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

세상을 바라보다

MZ 세대의 요즘 트렌드는 회사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회사 밑에서 돈만 주면 일하는 시대는 지났다. 끊임없이 성장할 수 없고 비전이 없다면 가차 없이 떠나는 것이 지금의 MZ 세대이다. 이에 대기업들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력을 채용하면 떠나는 것이 다반사이니 채용 및 인사관리에 드는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트렌드는 단순히 기업이 사람을 우선으로 하고 비전을 갖고 있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가지고 열린 시장에 독립적으로 뛰어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무엇이 중요할까?




개개인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전문가’들에게 ‘비전’을 팔아야 한다.


이제는 기업 안에 전문가들을 가둬둘 수 없는 시대이다. 즉, 기업과 기업의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각기 다른 주체로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다르게 얘기하면 이제 기업은 기업의 비전을 이끌어가는 ‘리더’와 그 비전에 감동하여 그 일에 동참하는 ‘전문가’들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비즈니스에서 고용관계는 매우 ‘비’ 시장경제적이다. 진정한 시장경제는 ‘내가 가진 것과 네가 가진 것을 교류하자’에서 시작한다. 두 별개의 주체가 시장경제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교환 (exchange)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펜을 만들 수 있어. 그런데 너는 세일즈를 잘해. 그러니까 내가 만든 펜을 팔아주면 돈을 줄게'의 관계인 것이다. 하지만 목표, 가치 공유를 편리하게 하기 위해 ‘계약’ 관계로 한 명 한 명의 전문가들을 묶어버린 것이 지금의 고용형태이다. Loyalty, 충성 관계로 만들어 회사의 일에 더 효율적으로 전문가들을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이 현재의 인사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시대가 왔다.


이제는 개개인이 전문가가 되어 시장을 활보할 것이다. 이때 기업은 얼마나 적절한 전문가를 찾아서 기업이 추구하는 프로젝트와 비전에 감동하게 만들고 그 일에 ‘동참’하게 만들 것이냐가 중요하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한때의 ‘피고용인’이었던 전문가들에게도, ‘고용인’이었던 기업에게도 유익이다.


개개인이 대체불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한 인간의 고유의 가치는 어느 한 공동체의 비전과 방향성에 종속될 만큼 하찮은 것이 아니다. 기업의 효율을 위해 나의 고유의 가치와 전문성, 경험과 인사이트를 안정적인 지위, 복지, 칼퇴가 딸린 ‘계약 관계’로 팔만큼 보잘것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개개인은 끊임없이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가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한 공동체의 OO 부서의 사원, 대리가 아닌 ‘나’로서의 고유의 브랜드와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더 많이 배웠고 더 많이 경험했다고 돈이 있고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걸어온 인생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그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성찰하며 다듬어온 인사이트가 결국 나의 스토리인 것이다. 인생에는 한 가지 답이 없다. 그렇기에 모두가 고유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생각하고 어제, 오늘을 살아온 우리 모두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은 비전을 공유할 동역자를 찾는 것이다. 대기업에 취업하려는 사람들 중 과연 몇 퍼센트나 그 기업의 비전에 감동을 받아서 지원할까? 대부분은 안정적인 직장, 월급, 세상의 시선을 위해 기업에서 제시하는 ‘계약 관계’를 선망한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 고용을 하는 이유가 단순 머릿수 채우기 용이라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그냥 워라벨을 챙기며 일한 만큼 돈 받고 적당히 때가 되면 연봉 올려주고 또 계속해서 하던 일하면 되니까. 하지만 과연 그것이 기업의 성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반대로 기업의 비전에 감동하여 그 일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모은다면 어떻게 될까? 기업의 성장에는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 ‘전문가’들은 자신의 ‘전문성’에 워라벨, 복지, 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매기기 때문이다. 그들이 당신의 기업과 동업하는 이유는 자신의 가치를 나누기 위함이자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이런 전문가들은 헌신한다. 기업의 비전에 마음을 쏟는다. 그리고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말도 안 되게 들릴 수도 있다. 또는 당장 향후 몇 년 안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동의한다. 그러나 기업은 또 개개인은 이러한 피할 수 없는 현상을 보며 분명히 시사할 점이 있다.


1) 우선 기업은 비전을 팔아야 한다. 그리고 기업을 전문가들을 기르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계약 관계로 복지와 돈, 안정적인 삶의 노예가 되어있는 ‘피고용인’들이 아닌 ‘전문가’를 만들어라. 개개인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비전을 심어라.


2) 그리고 우리 개개인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라는 말에 겁먹지 말아라.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내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성찰해서 끊임없이 성장하라는 것이다. 나만의 가치가 무엇인지, 나만이 쌓아온 경험과 나눌 수 있는 인사이트가 무엇인지 고민하라. 당신의 가치는 그 어떤 ‘계약 관계’로도 대체될 수 없다.




#개인과기업 #인사관리 #취업 #비전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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