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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먹는 꿈별 Oct 20. 2021

10. 책과 커피면 불로장생이라

라떼는 말이야

동충하초보다는 책과 커피가 불로장생의 비결이라 믿는다. 커피는 피가 되고 반갑지 않지만 살도 된다. 한 권의 책은 연필 옷을 덧입고, 커피 곁에 있었던 기록으로서의 증명사진과 한 편의 서평을 남기고 나면 집안 어딘가에 눕거나 서게 된다. 어쩌면 다른 서평에 우정 출현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다시 손에 잡히기까지 먼지를 쓰며 잊혀질 수도 계속 불려 나올 수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서평의 첫 번째 사진은 노트북 키보드 위에 놓인 책과 라떼로 고정되어갔다. 기본은 책과 라떼다. 서평 쓰기라는 ‘아, 시작이로다!’하는 심정, 나아가 ‘아, 어쩐다냐! 난 모르오!’하는 곤란함을 ‘라떼 마시고 힘내!’ 말 거는 듯한 달콤 씁쓸함으로 충전하고 시동을 건다.  

    

카페에 가서 라떼를 사 온다는 행위는 독서 또는 서평 시작을 알리는 의식처럼 자리 잡는다. 책과 라떼가 계속 사진에 찍히고 올라오다 보니 책 벗들은 그런대로 신호처럼 반겨주신다. 한 번은 돌연 각성하고 스스로를 엄하게 바라보았다. ‘내 영혼의 비타민 카페라떼를 일주일만 끊으면 무늬만이 아닌 실사 영혼의 비타민,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이 한 권이다. 지금 읽고 싶은 그 책 말이야, 맨해튼 트랜스퍼 말이야!’      


하지만 곧 이성을 되찾는다. 엄마 말씀은 일단 듣고 봐야 된다.(엄마 말씀이 진리 아닌 적이 있었던가!) 비빔밥도 안 드시는 엄마가 늘 말씀하셨지. “섞지 말라!”라고. 커피는 커피고 책은 책이지 왜 커피로 책을 사! 논리의 비약도 아랑곳없이 서둘러 안정 모드로 우회한다.      


다만, 책을 읽기 위해 라떼를 준비하는 것인지 라떼를 마시려는 핑계로 책을 가져오는 건지 나중에는 달걀과 닭처럼 분명히 가리지 못한다.      




그때 그 서평>

당을 끊는 식사법(20150304)            


 '이것이 늙음이 시작되는 증상들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었다.

관절에서 소리도 나는것같고, 무엇보다 입에서 자동으로 나오는 '아~피곤해!'라는 말!

정신적 육체적 초긴장상태로 보냈던 직장생활을 하던 때와 비교하면 천국인 셈인데...

어째 매일 피곤하다는지...그렇다고 엄살은 아니다. 정말 피곤하다.

또하나, 신경질과 짜증...특별히 만만한 둘째 딸에게는 늘 히틀러처럼 대하게 되고..

(약간 과장)

딸들은 '다혈질'이라고 진단을 내렸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탄수화물 과잉때문이었다.


 이 책은 읽기에 굉장히 편하게 되어있는데, 

독자를 세심하게 배려했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제목에 요점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짧은 설명이 이해를 쉽게 해주고 마지막에 중요한 사항을

다시한번 정리해 준다.

그래서 탄수화물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나의 식생활과 생활습관과 비교하고 대조해 보게 되고,

이런 식으로 계속될 경우의 나의 미래를 충분히 상상해 보게 하고,

행동을 바꿨을 때의 삻의 변화 또한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게 한다.


 '이러면 안되는데...'를 되뇌이며 계속했던 생활에 선을 그을 수 있는

충분한 도구인 셈이다.

단식을 강요하거나 칼로리를 계산해서 대폭 줄이는 방법이 아니라서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로 실행해 볼 수 있고,

내가 나의 건강의 주도자가 되도록 도와준다.


 중간중간 표를 통해서 정보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도 좋고,

부록으로 실려있는 용어정리, 체험담, 식재료의 탄수화물 함유량도

많은 도움이 된다.


 어떤 좋은것을 더 먹을까, 럭셔리 푸드에 대한 갈망 등에서

벗어나서 대사증후군과 생활습관병의 위험, 짜증과 스트레스,

배둘레햄에서 벗어나서 건강하고 매력있는 시간을

열어줄 수 있는 이 책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많이 권해주고 싶다. 

(당을 끊는 식사법/니시와키 순지/솔트앤씨드)(출판사 도서 제공)   




서평 8년 차 시점>

초기 서평, 아직 가운데 정렬을 하고 있다. 

이 서평은 “서평이 사람 잡네!”를 경험케 해 일종의 트라우마로 각인되었다. 라떼의 달콤한 거품이나 향과는 정 반대로, 라떼의 진정한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짙은 씁쓸함을 연상시키는 사건.      


잊지 못할 그날, 이 정도는 체험하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 서평러로서의 마땅한 도리이자 예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느닷없이 단식 모드로 돌입하고 만 것이다. 커피도 물론 금기 식품이었다. 배고픈 것, 안 먹는 것 다 좋은데 3일간 커피, 라떼 금지는 위협적인 고통이었다.      


자발적인 선택의 여유를 허락하는 ‘안’과 너는 할 수 없으리 ‘못’의 간극은 상상을 초월해 궁지에 몰린 기분으로 시간을 세고 있었다. 전지적 시점에서 볼 때 ‘너 왜 그러고 있니?’ 즉, ‘사서 고생’ 진단을 내리면서 말이다. 체중 감소의 미덕보다 금단 증상과 트라우마에 방점을 찍고 마쳤다.     

 

하지만 이 책은 서평을 쓴 후 아끼는 사람에게 선물했고 ‘나, 정신 차리자’하는 경고 알람이 켜질 시점 재구매해서 가지고 있다. ‘3일이야, 시작만 하면 돼, 언제라도!’ 믿고 만족하고 안심하고 있는 나!  두 번째 실천은 아직 못한 채 책의 위치를 기억한다는 안도감만으로 몇 년째 행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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