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새벽 혼자서 대화하듯 써내려 간 기억 - Part1.
요즘엔 많이 바빴다.
좋은 일들로 바빴다. 전념하고 있는 클라이언트 쪽의 일이 많아지고 중요해졌다.
함께 일하자고 요청해 오는 클라이언트와도 몇 가지 협의를 나누고 제안서를 쓰고 회의를 했다.
잘 된 일도 있고 잘 되지 않은 일도 있다.
한창 바쁘고 지쳐있던 와중에 이런 말을 들었다.
"여기서 헤맨 만큼의 너의 땅이다."
큰 위로가 되었다.
헤매고 있는 기분이 들 때면 내 땅을 넓혀가는 마음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게 되었다.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오랜만에 삶을 내 던지듯이 술을 마셨다.
몸은 엉망진창이지만 기분은 좋은 채로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서 맥주를 하나 꺼내 들었다.
BGM은 라디오 헤드 The Bends 앨범 무한반복
그날의 나는 더 많은 이야기가 하고 싶었나 보다.
오랜만에 노트를 펴고 펜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섯 장 분량의 술 냄새 가득한 글이 쓰여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다시 읽었다.
몇 번쯤...
즐거웠다. 혼자 대화하듯 쓴 글은 지나치게 감정적이었지만 감정적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나는
혼자서 굉장히 즐거워했다.
그래서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글의 온도가 장마다 많이 달라서 세 개 정도로 올릴 예정이다.
그 첫 번째. 시작!
언젠가 나는 크게 울음을 터뜨리고 말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듯 땅이 꺼지듯...
그렇게 나는 크게 울음을 터뜨리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지금이 아니다.
하늘을 무너트릴 듯이.. 땅을 꺼버릴 듯이..
마음이 외롭고 가슴이 무너져도... 지금이 아니다.
나는 아직 체념한 듯이 세상을 무너뜨릴듯한 울음을 터뜨리기엔
이루지 못한 나와.. 가지지 못한 마음들이.. 공기처럼 가득하다.
자.. 이제 보자..
그렇게 자신하던 너의 사랑과 신념은 지금 무엇을 남겼나..
너는 무엇으로 다른 누구와 달리
정도의 길을 걷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하나의 나약한 인간인 것을..
세상과 다른척하고.. 나는 무엇이나 된 것 마냥 혼자서 으스대던
자신이 우습고 우습다.
언젠가 나는 크게 울음을 터뜨리고 말 것이다.
그때의 나는.. 그렇다.. 갓 태어난 아이와 같이.. 그저 울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