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이제 테니스도 친다

즈베레프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

by MJ

남편은 고등학생 시절 학교 대표로 테니스 선수 활동을 했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잠깐 테니스 레슨을 시킨 적이 있었다. 백핸드 포즈가 예쁘다며 동영상을 찍어 시부모님께 보여드리곤 했었다. 오래 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는 한동안 테니스를 배웠다.


나는 공만 날아와도 겁이 나는 사람이라 테니스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테니스 경기를 보던 남편이 말했다.

“저 선수도 1형 당뇨야.”

그 말 한마디에 갑자기 희망이 보였다.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바로 그 희망이었다.


곧바로 인터넷을 검색했다.
알렉산더 즈베레프.
싱글 세계 랭킹 최고 2위까지 올랐던 독일 출생의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그는 2022년, 자신이 세 살 때 1형 당뇨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당뇨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는 데 장애가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어릴 적 그의 의사들은 테니스처럼 강도 높은 스포츠는 당뇨 환자에게 무리라며 만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경기마다 혈당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항상 들고 다니던 배낭으로 인해 휴대전화로 코칭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아직도 선수들에게 경기 중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 등, 당뇨를 가진 선수에게는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그날 이후 나는 즈베레프가 좋아졌다.
경기 영상을 찾아보고, 기사도 읽고, 결국 나까지 테니스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아이도 테니스에 열정을 보이기 시작했다. 남편은 새벽마다 아이를 데리고 테니스장으로 나섰다.

테니스는 강도 높은 운동이라 혈당 관리하기에 처음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운동 중에 혈당이 떨어져 사탕을 먹는 건 다반사였고, 아이가 레슨을 받을 때 혈당이 떨어지는 걸 모르고 넘어갈까 봐 매번 우리 부부는 옆에 붙어 있기도 했다.


그래도 이제 우리 가족은 모두 테니스를 좋아한다.
즈베레프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우리는 늘 한 마음으로 그를 응원한다.


누군가의 용기가, 다른 누군가의 두려움을 조금씩 밀어내기도 한다.

작가의 이전글7. 북한군도 무서워한다는 중 2 남자아이의 반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