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남편이 찾아왔다

by CHOYI

이미 이혼하기로 통보도 했고 집에 남아있는 나와 아이들 짐은 모두 버리라고 했다. 정말 친정으로 도망쳐 나왔을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곳에서 누린것들이나 구입한 것은 하나도 가져오고 싶지 않았다.

내 주민번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찾을수도 추적할 수도 없게 동생 명의로 핸드폰도 새로 개통했다.

조금씩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정신병원에 입원했지만 외출이 자유로웠던 남편은 내가 연락도 받질 않자, 친정집으로 찾아왔다.

나는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았고, 빨리 돌려보낼 생각에 슬리퍼를 신고 핸드폰도 챙기지 않은 채로 나갔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차까지 운전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꼴이라니.

나가서 마주하니 더 보기 싫은데 일단 차에 타서 얘기를 하자고 했다. 타기 싫다고 했더니, 그럼 이 동네에서 큰소리 또 나야되냐고 하길래 힘껏 흘겨보고는 마지못해 조수석에 탔다.

타자마자 본인 카드랑 차키를 내놓으라고 했다. 본인이 준 거니까 가져가겠다고.

일말의 미련도 없었고 어차피 처음부터 내것이 아니었던 걸 누리고 있었다고 생각해서 줘버렸다.

열심히 살아서 내가 차도 사고, 카드도 만들면 되지.

그렇게 순순히 달라는 걸 다 주고, 이제 이혼서류 송달되면 도장찍으라고 까지 말을 마치고 내리려 할 때,

남편이 차를 출발시켜버렸다.


네가 내 손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냐고, 집에가서 마저 얘기하자면서 바로 그렇게 끌려갔다.

핸드폰도 없어서 어디에도 연락할 수도 없고, 경찰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무방비상태로 남편이 어떻게 행동할지 몰라서 일단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그대로 차를 타고 살던 집으로 돌아왔다.

주차를 하고 주차장에서부터 집에가겠다고 했더니, 멱살을 잡고 질질 끌고 갔다.

내가 이러는 이유는 남자가 생긴 것 같다는 둥, 확인을 해봐야한다는 둥, 기괴한 소리를 해가면서

죽어도 본인이 문제이고 내가 힘들다는 건 인정이 되지 않는 모양새였다.

엘리베이터에 타지않으려고 했지만 운동한 30대의 건장한 남자 힘을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집에 도착하는 현관문 앞까지 나는 끌려갔고 도망갈 수도 없이 잡혀서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게 됐다.

욕망에 눈이 멀어, 나에게 남자가 생겼는지 확인해야겠다면서 쇼파로 가서 강제로 관계를 시작했다.

나는 소리를 질렀지만 지르지말라고 얼굴을 한대 세게 얻어맞은 순간, 인형처럼 입을 다물고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혼자 관계를 끝내고 나에게 씻으라고 했지만 난 씻지 않았다.

원하는 걸 다 해줬으니 보내달라는 말에 주방에서 식칼을 꺼내며 우린 절대 못헤어진다고, 네가 죽든 내가 죽든 한사람이 죽어야 끝나는 관계라며 협박했다. 식칼을 방바닥에 꽂으며 헤어질거면 자기를 죽이고 가라고 했다. 그래서 칼날을 손으로 잡아버렸다. 내가 무서워서 참는 줄 아냐고, 이깟 칼 하나도 안 무섭다고 했다.

그러자 또 내 손이 다칠까봐 흠칫 놀라며 손 치우라고 하길래, 내가 피보는거 싫으면 칼 치우라고 했다.


칼을 식탁위에 올려놓고 이제는 날 회유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자기는 병원에 입원해있으니까 이혼하겠다고 반항은 그만하고 연락 잘 받고 친정집에서 푹 쉬고 오라면서, 갈때 차 가지고 기름값 하라면서 5만원을 줬는데, 나는 이게 참 기분이 더러웠다. 꼭 화대 같았다. 여기서 더 자극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일단 알겠다고 하고 5만원을 꼭 쥐고 나와서 나는 경찰서를 향해 운전대를 잡았다.


이전 14화14화. 이혼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