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어른 연습 중입니다.

어른답게 행동하자

by 달빛모아

사춘기 딸아이와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고 나면 항상 드는 생각이다.

딸아이의 방문이 닫히고, 집 안이 조용해진 뒤에야 나는 비로소 나를 돌아본다.


갱년기 증상으로 나 또한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날들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만, 명백한 건 딸과 실랑이하는 나의 언행은 품이 넉넉한 어른다운 모습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기본 성향으로 갖춘 사람이다. 말과 행동이 경솔하지 않은 사람.그런데 나의 현실은 어떤가. 종종 순간의 감정에 치우쳐 어른아이처럼 행동한 후 반성할 때가 있다.


가훈도 아니고 급훈도 아니었는데, 나의 성장기에는 늘 "~답게" 행동하라는 사회적 행동지침이 따라다녔다.


아이답게


숙녀답게


여자답게


아내답게


엄마답게


며느리답게


딸답게


그리고


어른답게


이렇게 사회가 기대하는 모습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나다운 어른'이 되는가 싶었다.


내가 맡은 모든 역할을 조화롭게 이루어 사람 노릇을 제대로 하는 어른으로 성장해 가면, 그게 진정한 어른의 모습일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내가 해온 역할들의 경험치로 역지사지도 해보고 반면교사도 삼아보니 왠지 모를 측은지심이 생긴다.


나도, 딸도, 우리 모두 완벽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 각자의 자리에서 버거워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 그런 마음을 담아,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리고 상황에 대한 이해를 가진 친절한 어른답게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딸의 방문 앞에서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어른다운 내일의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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