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아침에는 김칫국

보통의 아침이 주는 선물

by 달빛모아

​새벽부터 비가 내렸는지 집 앞 도로 노면이 촉촉하게 젖어 있다.

베란다 난간에는 빗물이 송골송골 맺혔다.

비 오는 이른 봄날의 공기를 마시니 뜨끈한 김칫국 생각이 간절해진다.


​한동안 열어보지 않았던 김치통을 꺼냈다.

나름 신경 써서 보관했다 해도 이맘때쯤이면 묵은지에 곰팡이가 피어있지 않을까, 찌개용 김치통을 열 때마다 살짝 긴장하게 된다.

다행히 반 정도 남은 김치는 고운 빛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종일 비가 오면 저녁에도 김치전을 해볼 만하겠다!


​멸치 육수를 내고 묵은지를 썰어 넣어 보글보글 끓인다.
밥솥에서는 칙칙 김이 빠지는 소리가 들리고, 어느새 주방과 거실은 구수한 김칫국 냄새로 가득 찬다.
파기름을 내어 두툼하게 말아낸 계란말이까지 큰 접시에 담아 식탁에 올린다.


​남편이 잠이 덜 깬 눈으로 나와 아침 인사를 건넨다.
아이들도 하나둘 부스스한 모습으로 나와 눈을 맞춘다.

욕실에서 들려오는 씻는 소리,
식탁 위에 놓인 뜨거운 국그릇.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아침 풍경이지만, 이 달그락거리는 수저 소리와 우물우물 맛있게 먹는 가족의 뒷모습이 정겹다.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고 그들이 먹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


단출한 아침상이지만 각자에게 오늘 하루치 응원을 보낸다.

오늘도 기분 좋은 시작이다.







글벗님들, 오늘도 함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롯이 나를 챙길 수 있는 틈을 만드시길,
평온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