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해시계

민들레의 시간

by 달빛모아

살짝 무언가 놓친 듯했다.
봄의 속도를 고작 이틀 잊고 있었을 뿐인데.

​어스름한 저녁 산책길에서 만난
돌틈의 작은 민들레.
대견하고 귀여웠던 그 녀석을,
토요일 아침, 딸아이와 함께
다시 보러 나섰다가 깜짝 놀랐다.

​어떻게 된 거지?
그 사이 녀석은 두배 이상 쑥 자라,
풍성한 씨앗을 준비한 거였다.
작고 노란 꽃을 맞이하러 갔다가,
딸아이와 함께 민들레 씨앗을 흙밭에 흩날려 주고 왔다.

그 사이 봄의 마법사가 다녀간 걸까?
녀석들의 시간은 분명 나의 시간보다 빠르다.

​이 거친 돌벽 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솜털의 그림자가, 마치 봄의 해시계처럼 느껴졌다.







글벗님들, 오늘도 함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롯이 나를 챙길 수 있는 틈을 만드시길,
평온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