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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오 Mar 18. 2023

2023년 3월 18일, 작고 볼품없지만 행복한 하루

그냥 올리는 일기



  지친 몸을 달래러 목욕탕에 갔다. 따듯한 물로 몸을 씻고 가운데에 놓인 탕에 들어가니 절로 어으, 소리가 났다. 몸을 물 깊숙한 곳으로 욱여넣는데 옆에서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른 아버님 한 분이 내게 말을 건넸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의정부에 사는지. 나는 잠시 학교 때문에 이곳에서 거주 중이라 말했고 그는 빈말이라도 이쁘장하게 생긴 학생이 의정부에 오게 되어 행복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굉장히 이 동네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생각을 했다가도 뒤에 행복하다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갑자기 비가 온 날, 비를 맞으며 가는 청소 아주머님에게 우산을 씌워드렸을 때도 학생 덕분에 너무 행복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요즈음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 것 같은데 그 말을 버릇처럼 할 수 있다는 게 부러웠고 본받고 싶었다. 내 입버릇은 집에 가고 싶다, 피곤하다, 눕고 싶다. 이런 부정적인 말들이 전부인데. 그들에겐 그저 입버릇 중 하나일 수 있겠지만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면 굉장히 영향력이 있는 말인 것 같다. 이제 나도 그 말을 입버릇으로 삼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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