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대한 단상

by 루아 조인순 작가

우리들의 중년은 한마디로 웃프다. 뭐라고 항변이라고 할라치면 꼰대라서 그렇다고 하고, 가만히 있으면 낀 세대라 불쌍하다고 한다. 어쨌든 난 이 중년이라는 단어가 맘에 든다. 장도 묵을수록 깊은 맛이 나듯 인생도 어느 정도 살아봐야 삶의 철학적 의미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전에는 몰랐는데 막상 중년이 되니 눈물 나게 아름답고 가슴이 저리고도 아리다. 가슴이 아리다는 것은 지금까지 모든 삶의 풍파를 잘 참고 견디며 살아왔다는 것이 아니고, 살아냈다는 것이다.

과일도 잘 익으려면 적당한 온도와 햇살과 바람과 비와 토양과 농부의 사랑의 손길이 필요하다. 사람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과일처럼 탐스럽게 잘 익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년은 아름답고 멋지며 근사하고 대견하다.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년의 처절함은 애잔하기까지 하지만, 중년이라고 기죽거나 주눅 들 것 없다. 설사 꼰대라고 하면 좀 어떤가. 꼰대들도 낭만과 위트가 있는데 그럴 때 이렇게 대답하면 된다.

‘니들은 늙어 봤냐? 난 젊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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