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아 조인순 작가 Sep 04. 2024

부용대

오랫동안 울어대던 하늘이

울음을 그치고 활짝 웃던 날

뜨거운 팔월을 등에 지고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을 내려다본다     


파란 하늘엔 솜뭉치 같은

뭉게구름이 꽃처럼 피어나고

나그네의 얼굴에 흘러내린

땀방울은 강물이 되어 범람한다     


청춘의 언덕길 어디엔가

삶의 무게를 지고

하회마을 찾아 낙동강 줄기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젊은 나그네가 보인다     


어느새 귀밑머리 희어진 나그네

아득한 낭떠러지인 부용대에 서서

낙동강 줄기 따라 흘러 보낸

청춘의 한 자락을 챙겨 가슴에 담는다    

       


작가의 이전글 하얀 웃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