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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아 조인순 작가 Sep 11. 2024

병산서원

병산서원을 한눈에 담기 위해

강 건너 언덕길을 헉헉대고 올라가니

풀숲에서 잠을 자던 뱀이   

 

인간의 방문에 놀라 기어 나와

비명을 있는 대로 지르고

뱀도 놀라고 나그네도 놀라고    

 

강가에 피어난 하얀 물안개

고요가 머물고 있던 서원에

빛의 발자국소리 들린다  

   

서원에 만개한 배롱나무 꽃

여름의 길목에서

유혹처럼 손짓하는 붉은 꽃      


나신이란 또 다른 이름처럼

시원하게 외피를 벗어버리고

요염하게 웃고 있는 배롱나무 꽃  

   

붉디붉은 꽃을 따라 걸으며

서원의 정자에 오르니

그 옛날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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