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겁의 시간

by 루아 조인순 작가

한겨울에 찾은 산사

고요는 보이지 않고

스님의 경 읽는 소리와

목탁 소리 징 소리만 산사를 메운다.

스님의 징 소리에 맞춰

승무를 추는 여인

정갈하게 차려진 제상 앞에 놓인

액자 속 젊은 청춘

향불이 자신의 몸을 태워

청춘의 넋을 위로할 때

승무가 무르익고

엎드려 통곡하는 한 여인

자식을 떠나보내야 하는

어머니의 한 맺힌

눈물이 강물처럼 산사에 흐른다.

아무리 큰 슬픔도

영겁의 시간 동안 계속되지는 않으니

어머니의 눈물을 밟고 떠나는 그대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하나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