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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편린

by 루아 조인순 작가

어둠에 갇혀

밤새 눈보라 뒤집어쓰고 주무시는

우리 엄마 얼마나 추우실까.

창호지에 싸락싸락

눈 내리는 소리

눈은 그치지 않고 점점 쌓이네.


아버지와 계시던 안방을 떠나

산자락 독방 하나 얻어 분가하신

우리 엄마 얼마나 무서울까.

문풍지에 부딪혀

울어대는 바람소리

엄마의 울음 같아 뒤척이다가

깊은 밤

홀로 깨어 훌쩍거리던

그 옛날 유년의 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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