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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

by 루아 조인순 작가

왜 안 오느냐고 성화를 해서

몇 년을 벼르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

무작정 차를 몰라 달려갔다.


그렇게 먼 길을 달려갔는데

주인은 출타 중이고

굳게 닫힌 문은

휴식을 방해한 객을 흘겨본다.


기별을 하고 왔는데

무례한 주인에게 부아가 치밀어

카페에 앉아 쓴 커피 잔에

씁쓸함과 쓸쓸함이 어린다.


집 비번을 가르쳐주며

들어가 잠시 기다리라는

그의 청을 거절하고

나는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그에 대한 미련만 길 위에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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