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
나무의 나이가 몇 살인지 모르지만
고령에 가까워 보이는 벚나무
운동장을 묵묵히 내려다보고 서 있어
사람들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아
그 앞을 지나갈 때는
어른을 대하듯 공손해진다.
겨울이면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죽음보다 더 깊은 잠을 자고 있어
머리에 이고 있는 까치집이
위태로워 보이지만
봄이 오면 나이를 잊고 회춘해
세월이 새겨놓은 주름 계곡에
곱고 예쁜 벚꽃을 탐스럽게 피워낸다.
세상에 질문을 던지기 위해 작가가 되었습니다.채워도 채워지지 않은 그리움 때문에 항상 길을 떠납니다. 길 위에서 만나는 세상의 모든 사물에게 질문을 던지며 길을 찾아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