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의 어느 발인

by 루아 조인순 작가

얼어붙은 땅이 쉽게

문을 열지 않는 것은

당신을 받아들이기 싫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빨리 왔기 때문입니다.


아직 당신의 손길이 필요한

가족들이 당신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 돼 이렇게라도

시간을 끌며 위로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당신은 참 좋겠습니다.


노동의 굴레에서 해방되고

의무와 책임에서도 벗어나

당신을 짓누르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털처럼 가볍게 훨훨 털고 가시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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