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아 조인순 작가 Mar 06. 2024

고요의 문

냉기를 풍기는 바람이

먼 곳에 있는

자장매 소식을 전하며 지나간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짐을 싸는 나그네

첫새벽

고요의 문을 열고 길을 떠난다

무풍한송로 바람도 멈춰 서는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무심히 올려다본 하늘이

시리도록 아름다워

밀물처럼 밀려오는 그대 생각에

그리움이 쌓여가는

솔밭 길을 걸어 도착한 통도사

자장매는 벌써

시간 속으로 걸어가고

번민과 번뇌에 시달리는

고뇌를 지고와

금강계단 앞에 내려놓는 나그네

하얀 겨울을 이고 있는 영축산이

추위에 떨며 지긋이 내려다본다     

작가의 이전글 시간의 기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