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과 정몽주의 비교
‘단심가’로도 유명한 정몽주는 조선의 건국을 막으려다, 이방원에 의해, 선죽교에서 척살을 당하였다.
이런 정몽주는 고려 입장에서는 고려의 망국을 목숨을 바쳐 막으려 했던 충신이었다.
그러나 조선 입장에서는 반국가 또는 반체제 세력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조선 건국을 방해하기 위해, 이성계가 사냥에서 낙마하여 크게 다친 상황을 이용하여, 조선 건국의 주축인 정도전 등을 탄핵하여, 제거하려고 하였다. 심지어 조선 왕조를 개창한 이성계까지 도모하려 하였다는 설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러한 조선의 반국가·반체제 인사에 대해, 조선은 위인을 넘어, 모든 지도층과 백성들이 본받아야 할 인물로 추서 하였다.
조선은 정몽주를 영의정에 추증하고, 익약부원군에 추봉 했으며, 문충이라는 시호까지 내렸으며, 아울러 성균관 내에 위치한 문묘에 배향까지 하였다.
특히 성균관 내 위치한 문묘에 어떤 인물을 배향한다는 것은 장수를 포함한 모든 관료, 조선의 근간인 유생 외에도, 모든 백성들이 그 인물을 기리고, 그의 정신을 본받자는 의미이다.
조선이 정몽주를 문묘에 배향하면서, 본받고자 하는 그 정신은 무엇인가?
조선은 정몽주의 모든 행동과 정신을 본받고자, 정몽주를 문묘에 배향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조선 왕조의 건국 세력인 이성계 및 정도전을 죽이려 했던, 그의 反조선적인 행동이나 정신을 본받자는 것은 아니다.
정몽주가 활동하던 당시인 고려라는 사회에서, 정몽주의 행동과 정신은 조국에 대한 지극하고 헌신적인 충절이었다. 조선은 이러한 충절을 본받고자, 그를 문묘에 배향하였다. 단순히 현재가 조선이라는 이유로, 오직 조선의 시대적 잣대만 가지고, 그를 평가한 것이 아니라, 정몽주가 살았던 시대와 배경까지 고려하여, 그를 평가한 것이다.
홍범도 장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홍범도 장군을 기리고, 그의 흉상을 육사나 국방부에 배치하거나 해군 잠수함에 그의 이름을 명명한 것은 외적에 의해 나라가 위태로울 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그의 정신과 업적을 본받자는 뜻이다.
성균관 유생들이 관내에 위치한 문묘에 배향된 정몽주의 위패를 보며, 정몽주의 조선에 대한 반국가·반체제적 행동 등을 떠올리거나 기리지 않듯이, 육사 생도들이 홍범도 장군의 흉상 등을 보며, 그의 공산당 가입 이력을 떠올리겠는가?
하물며, 홍범도 장군은 자신의 소련공산당 가입이나 활동이, 자신의 사후에 수립된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6.25. 전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 하였고, 그에 대해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조선에 대한 반국가 또는 반체제적 인물인 정도전을 품었고, 현재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에 대해, 어떠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위협을 가한 적도 없는 홍범도 장군을 온전히 품지 못하고 있다.
개방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현재의 대한민국이 왕정국가 조선보다, 더 편협해 보이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역사를 좋아하는 변호사가 보는 우리 사회·정치의 세태. 변호사 김희원.
cf) 원 출처만 밝히시면, 얼마든지 퍼 나루셔도 상관하지, 아니 오히려 권합니다. 제가 글을 쓴 이유는 생각의 공유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