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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랑 Jun 10. 2024

악마의 속삭임일까? 한가닥 희망의 신호일까?

브이로그를 찍는 유튜버가 되었다.

나의 브이로그 2개가 업로드가 되었다. 당연히 아무도 봐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바라지도 않았다. 우선은 완성작을 만들어 업로드를 하기까지가 관건이었다.

(유튜브 업로드시키는 과정은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이를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영상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

한 달이 남짓하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업로드를 완성한 나는 이제 일사천리로 영상을 만들어 올릴 생각뿐이었다. 끙끙거린 시간들이 나에게 가져다준 것이 있다면 굉장히 빠르게 영상제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어플을 자유자재로 써가게 되면서 영상편집에 대한 막연함과 두려움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0으로 예상되었던 내 영상의 조회수가 조금 올라갔다. 당연히 '0'이란 생각이었던 며칠 동안 조회수 확인을 하러 들어가지도 않았다. 업로드가 잘 되었는지 확인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엄마가 만든 것을 보여주고 나면 그대로 다시 유튜브를 잘 보지 않던 나로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영상 하나를 만들고 싶어졌다. 왜 그런 마음이 들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어느 날 아침, 평소보다도 더 일찍 일어난 주말 아침이었다.

매일 먹는 그릭요구르트를 먹으려고 재료들을 꺼내다가 스마트폰으로 짧은 영상을 하나 만들어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별것 아닌 과정이었기에 정말 빠르게 제조과정만 촬영을 했고 내가 보던 음식 만드는 영상 비슷하게 만들어 보았다. 순식간에 뚝딱 만들어지니 좋았고 무엇보다 결과물이 그럴싸했다.

'내가 보는 영상들이 이 과정을 거친 거구나...!'라는 깨달음까지 한 번에 얻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팔로워가 0인  브이로그 인스타그램 계정에 하나, 유튜브 쇼츠로 하나 올려보았다. 예전부터 쇼츠는 어떻게 업로드시키는지 궁금하던 참이었다.

그렇게 두 곳에 재미 삼아 올리고는 주말을 보내던 중이었다. 아이들과 바깥에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던 중 스마트폰 알림이 왔다. 인스타그램에서 갑자기 나의 릴스 조회수가 500이 넘었다는 알람이었다.

??????? 이게 무슨 소리??????

100일간 하루에 2시간씩 투자해 만들어 올린 릴스는 조회수 100을 넘기기가 그렇게 어려웠건만.. 이건 머 장난으로 올린 릴스가 조회수 500이 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유튜브에 들어가 보았다. 같은 영상이지만 유튜브 조회수가 훨씬 적었다. 그래도 한 달을 걸려 만든 영상의 노출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할 정도의 조회수였다.





가슴이 살짝 뛰었다. 먼가 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먼가 될 것만 같은 이 느낌'  이것이 무섭기도 했다. 왜냐하면 언제나 sns는 이런 과정으로 사람을 꾀어내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될 것 같은 이 느낌으로 자기네들의 어플에 풍덩 빠져버리게 만들어 나올 수 없는 늪이 된 시점에 현실을 보여주는 것만 같음을 수차례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을 확인해야만 했다. 엄청난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면 일주일을 좀 더 쉽게 내가 먹는 음식 만드는 과정을 찍어 올려보기로 했다.


1. 아직은 의심의 테스트 단계.

인스타그램은 이미 음식계정으로 가득 찬 곳이다. 조회수로 사람들의 관심사가 레시피 영상에 굉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런 계정이 넘치고 넘쳐 신물이 나는 시점이라는 것을 팔로워가 1도 늘지 않는 것을 보고 알았다.


유튜브는 어떨까? 확실히 쇼츠를 밀어주는 추세라 롱폼의 영상보다는 조회수가 확실히 많았다. 하지만 구독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3번째 음식을 올리던 때 조회수가 몇백을 찍어냈다. 조금 쉽게 이루어지는 느낌이었다.


2. 의도하지 않던 길을 걷는 단계

조회수에 마음이 흔들려버린 나는 음식영상에 집착을 하고 있었다. 일주일이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눈뜨자마자 어떤 음식을 해 먹어야 하나.. 어떤 게 영상 반응이 좋을까를 생각하고 있었다.

유튜브는 내가 처음 마음먹었던 내 채널의 방향과 살짝 달라지고 있음에도 조회수가 많아진다는 이유로 밀어붙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음 가는 대로 하루를 찍었던 어느 날, 원래의 내 기획의도대로 짧은 브이로그 영상을 쇼츠로 만들어 올렸다. 하루종일 영상을 짧게 찍고는 아이들에게 저녁을 차려주고 설거지를 하고 잠시 앉아 쇼츠를 만들어 올리고 아이들과 함께 씻고 잠이 들었다.




"악!!!!!"

다음날 다시 들어가 보니 구독자가 10명이나 늘어 있었다. 조회수만 있었을 뿐 좋아요는 없었는데 그 숫자가 40개가 넘어 있었다.

내 눈을 의심했지만 나의 힘들었던 하루 일지가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움직였던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엔 진짜로 마음이 설레었다.

그리고 정말로.... '될 것만 같았다.'


아니 이것조차도 유튜브의 악마의 속삭임일까? 아니면 오랜 시간 허우적거리며 삽질하던 나에게 보내는 희망의 신호일까??

지금도 알 수가 없다.

매일매일 어떤 방향을 나아가야 하는지... 알고리즘이 어떤 식인지 조금씩 테스트하며 일단은 해보는 중이다. 물론 그 뒤로 올린 몇 개의 쇼츠가 예상과 달리 완전 조회수가 꽝인 것도, 의외로 조회수가 천정부지를 달리는 것도 있었다.

대부분 조회수가 높은 것은 사실 음식레시피 영상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생각하고 흔들린다. 계속해서 이 길을 가야 할 것인가.. 방향을 지금이라도 원래의 내 길로 틀어가야 하는 것일까...?



유튜브가 되는 과정이 쉽지가 않다. 참으로 마음이 다부져야 함을 느낀다.

나를 뒤흔드는 조회수가 마치 악마의 속사임이라면... 악마는 나를 잘 흔들고 있는 것이다.


there is no free lunch


평생 명심하고 살아가야 할 명언을 다시 떠올린다. 분명히 쉽게 올리고 쉽게 올라간 조회수 뒤에는 무언가 숨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온라인 세상이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곳이라고 하지만 100일 정도는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가보려 한다.

비록 흔들릴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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