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하며 인생의 원리를 깨달았다.

’ 오늘도 적당히 됐다 ‘라고 생각하는 당신께

by 김파랑

내성적이고 소심한 내가 살아가면서 경매라는 것을 할 일이 있을까?

내가 어릴 적 알던 경매라는 것은 아마도 영화에서나 보던 그림경매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도 어렴풋이 만 알 뿐... 그래서 내 인생에 경매라는 행위를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런 내가 아주 작은 창업을 하고부터는 좋든 싫든 간에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경매이다.

온라인 쇼핑이 포화상태이고 검색어 찾기, 상단노출 자체가 피 터지는 전쟁터이기 때문에 내가 판매를 하는 플랫폼에서는 검색어에 대한 경매를 진행한다.

조회수가 많은 검색어인지 아닌지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1,000원에서부터 많게는 2~3만 원까지 가기도 한다.


처음 시작은 1,500원에 쉽게 낙찰을 받았었다.

싸고 쉬웠던 이유는 사람들이 잘 검색하지 않는 검색어였기 때문... 그렇기에 상단노출이 되도록 입찰을 받았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다음은 조금 더 입찰가가 높은 경쟁력 있는 검색어로 입찰을 했다.

커트라인은 4순위까지..

내가 입찰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입찰한 자가 나타나면 나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되고 또다시 그보다 높은 입찰가를 설정해야만 낙찰이 되는 시스템이다.


하다 보니 왜 경매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원리가 완전히 똑같았다. 다만 천 원 단위의 경매일뿐..

몇 번의 낙찰에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는 나는 경쟁력 있는 검색어에 입찰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날..


"검색어 순위에서 밀려났으니 재입찰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알림이 떴다.


들어가 보니 나보다 높은 가격으로 책정한 사람들로 4명이 꽉 차있었다. 나는 그보다 조금 더 높은 돈으로 다시 입찰을 했고 아마도 누군가는 나와 같은 문자를 받았을 것이다.

그렇게 알 수 없는 누군가와 입찰경쟁을 붙기 시작했다.

입찰가를 높이고 뒤돌아 서기가 무섭게 다시 책정해야 한다는 문자가 왔다.




이상한 승부욕, 나는 오기를 부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검색어를 따내겠다는 심산으로 아이들과 산책을 하는 도중에 핸드폰만 들여다보았다. 혹시나 메시지를 놓칠세라..


문제는 종료시점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 경매의 종료시점은 언제인 거지??"

종료시점을 모르니 너무 답답했다. 그저 알림이 뜨고 입찰가를 올리고, 그 반복만을 해야만 했다.

2만 원을 향해 쭉쭉 올라가는 입찰가에 나는 더 이 이상 경쟁하고 싶지 않았다.

끝을 알 수 없는 경쟁에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나답지 않을 만큼 오기를 부리기까지 했으니 이 정도면 되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래서 마지막 입찰가 상향 문자를 받고는 어떤 조정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포기와 동시에 입찰 종료 알림을 받았다.

시간을 보니 오후 12시 정각이었다.

'아하. 이 시간이구나!!' 란 깨달음과 함께 내가 포기한 시각이 11시 58분이었다는 사실에 너무 안타까웠다.

아마 마지막 순간인 줄 알았더라면 딱 한번 더 입찰가를 조정하고 내가 낙찰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게 탈락의 배지를 달고는 아이들과 걷는 내내 내 머릿속은 지금 벌어진 상황만이 뱅뱅 돌기 시작했다.

'마지막인 줄 알았다면...'이라는 후회조차 후회스러운 말...


완전히 인생을 함축시킨 이 짧았던 경매를 하며 나는 어쩜 이리 인생과 똑같은지 놀라울 뿐이었다.

아마 모든 일은 이뤄지기 직전에 포기한다는 것, 우리들 대부분은 그렇기에 목표를 쟁취하지 못한다는 그 말이 떠올랐다.

내가 딱 그 말대로 한 결과였다.

눈앞에서 마지막 순간 한 번의 입찰을 포기하고는 결국 탈락해 버린 이것이 정말로 인생을 함축시켜 놓은 것과 다름없었다.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나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였지만 아주 진부하고 아주 전통적인 이 인생의 원리를 몸소 직접경험 할 수 있게 되어 나름 기쁘기도 하였다.

이뤄지기 직전의 순간에 그만두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겠어!!!!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언제나 어디서나 또 목표달성 직전에 포기하여 한없이 뒤로 밀려나기도 하겠지만 적어도 포기하려는 그 순간에 '한 번만 더'라는 힘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나 이 정도면 되었다!라고 자부하며 그만두는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

이 정도라는 그 선에서 한 발자국 앞에 결승선이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며 살아가야겠다.


멈추기 전에 꼭 한 번만........... 다시 한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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