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사장님 마인드
“잘 지내셨어요?”
“네… 너무 잘 지냈어요. 아무런 일도 안 일어나서요.
하하”
한두 달에 한번 정도 가는 집 앞 미용실에 가면 안부인사를 이렇게 주고받곤 한다.
안제부터인가 잘 지냈냐는 말에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이 잘 지낸 것이 맞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사업이라치면 파란만장 우당탕 하루가 연속일 것 같은데 나는 아직까진 평온했다. 그래서 너무 잘.. 지낸 내가 잘 지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어찌 되었건 삼시세끼 먹으며 아이들 키우며 잘 보냈다.
매일매일 내 작품을 어떻게 팔아볼까, 어떻게 수익을 내 볼까 고민고민하며 작품을 만들고 열심히 촬영하여 플랫폼에 덩그러니 올려놓고는 소식이 오길 기다렸다.
물론 최소한의 마케팅은 한 상태..
하지만 전투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는 한 온라인상에서는 아. 무. 일. 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자연스럽게 여유롭고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오늘 하루도 그럭저럭..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아주 잘.. 아무 일 없이..
고민을 하면 이루어진다더니 어쩌면 평온한 시간이 주어져 고민을 더욱 많이 해보기도 했다. 작품공부도 더 많이 했다. 여유가 있으니 공부할 시간이 많아졌다.
나의 실력은 계속해서 늘어갔고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운지, 그 부분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매일 고민하고 답을 찾기 위해 부단히 여러 시도를 했다.
다만, 그런 나의 노력은 알 수 없고 알리지도 못했으니 수입 또한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하루에 10만 원은커녕 하루에 3만 원씩만 딱딱 벌어보는 것이 소원인가 싶기도 한 날들이 쌓여갔고 그렇게 경계하던 돈돈돈 생각이 나를 지배해 버림을 느꼈다.
어차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내가 사다 쌓아놓은 꽃재료들을 볼 때면 한숨만 나왔고 나는 딱 봐도 망해가는 사람의 전형적의 모습이었다.
그러다 나는 이 재료를 끝으로 잠시 나의 꽃일을 접어보고자 다짐했다.
단지 쌓여있는 재고 때문에 너무 오랫동안 빠져있던 고민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은데 이렇게 고민에만 빠져있을 바에는 모두 정리하고 리셋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오랫동안 놓지 못한 매출욕심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이 재료들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내가 배운 기술을 전달하고 선물을 하려는 사람들의 지갑의 두께를 조금이라도 덜 줄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와준다? 어떻게... 도와줄까??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적은 돈을 쓸 수 있도록..
내가 생각하는 방향은 매출에 집착할 때와 완전히 정반대였다.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비싼 물건을 사길 바라는 마음이었으니 돈을 적게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완전히 반대의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모든 욕심을 부리고 올려놓은 모든 제품의 가격을 다운시켰다. 최소한의 재료값만 남긴다는 심정으로...
그리고 편안하게 나의 제작과정을 찍어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로 마음먹었다.
하루가 더욱 바빠졌다. 영상을 찍어 올리는 과정은 절대로 쉽지 않았다. 1분짜리 짧은 영상에 쉽게 만드는 제작 꿀팁을 넣어야 하니 영상편집부터 자막처리까지 할 일이 태산이 되었고 나의 하루 루틴은 점점 바뀌었다.
욕심을 버리니 하는 일이 참 즐거웠다.
'하루 하나의 영상만 만들어보자.'라는 심정으로 시간을 쪼개어 쓰니 더욱 바빠졌지만 하루 루틴이 잡혀 더욱 안정적인 며칠을 보낼 수 있었다.
물건을 팔고 싶은 마음만 굴뚝이었을 때는 하루 루틴을 잡기가 어려웠다. 왜냐하면 주문이 어쩌다 들어오면 하루가 들썩거릴 정도로 오두방정을 떨며 2만 원짜리 상품에 영혼을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주일...
참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감감무소식이던 판매 플랫폼에서 갑자기 주문이 들어왔다. 내가 만든 영상과는 전혀 무관했다. 왜냐하면 내 영상의 조회수는 아직 아무도 안 본 것이나 마찬가지 수준이었으므로..
그저 내 물건을 어떻게 찾았나 신기할 정도였고 결재까지 하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판매욕심을 버렸더니 주문이 들어오다니....
내가 사업을 접지 못하도록 하늘이 나를 잡아주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길을 가는 나에게 변하지 말라고 발목을 붙잡는 것인지 알 수 조차 없었다.
이 주문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마음은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가짐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벌어진 이 청개구리 같은 상황은 모두,
마음을 비워내고 욕심을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을 들여서 생긴 일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매출이 떨어지고 나는 이 사업을 정리해야 할지는 몰라도 언제나 돈돈돈 돈만 바라보는 일은 역시 나에게 맞지 않음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어쨌든 나는 사장님이고 망하는 경험은 해보아야 할 것이지만 그 실패에서 건져내는 것이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풋내기 사장님이 지금까지 경험에서 얻은 값진 교훈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욕심을 버리고 타인을 위한 마음이 무조건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참 역설적이지만 나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 돈욕심 다 버리고 마음욕심만 부리려고 한다.
어떤 일을 하든 이런 사장님 마인드를 다져 놓는 다면 어떤 일이든 잘 풀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쨌든 나는 사장님이니까, 돈을 벌어보기 위해 돈욕심을 더 버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