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사장님 마음
꽃을 참 많이도 샀다..
생화가 아니고 조화로 작업하는 나이기에 마음 놓고 사고 또 샀다.
자영업을 할 때, 사업을 할 때, 가장 무서워해야 하는 것이 재고관리라고 하였다. 그런데 초보 사장인 나는 열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였다. 많이 가지고 있어야 연습을 하고 많은 작품을 해볼 수 있다고 확신했다.
무지하고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몇 달간 작품연습을 해야 한다며 나의 신조는 일단 사! 였다.
지금 발견했을 때 사야 해/ 지금 세일할 때 사야 해/ 배송비가 아까우니까 한꺼번에 사둬야 해/
이 세 가지 마음이면 재고더미에 쌓이기 충분했다.
아직 온라인 통로하나 잘 뚫지도 못하고서는 아무리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들었다 한들 내 작품을 보여줄 곳이 없었다. 아니 내 작품하나 보여주려면 광고를 해야만 했고 그 광고는 일회성으로는 효과도 없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말과 행동이 다른 엄마였다.
아이에게 새로운 것을 사기 위해서 버리라고 그렇게 외쳐놓고는, 나는 자꾸자꾸 재료 욕심으로 방안 가득 꽃과 부속품으로 가득가득 채워갔다.
거래처의 폐업세일로 정말 마지막 사재기를 해두고는 몇 날 며칠 동안 잠도 푹 자지 못했다.
김미경 강사님의 강의 중 기억나는 것이 있다. 피아노 학원을 차려놓고는 아이들을 모집하지 못해 잠도 오질 않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앉아 고민했다고 한다. 지금 내 상황이 딱 그러했다.
어쩜... 이것이 사장님의 한숨과 고민임을 정말 내 살갗으로 직접 체험을 해야만 현실이 와닿는 것이 나란 사람인 것이 참 싫기도 했다.
주문이 어쩌다 들어오면 4시간을 만들기도 했다. 한 올 한 올 한 땀 한 땀.... 고가의 작품을 이렇게나 하면 말이나 되지... 3만 원짜리 주문하나 받아놓고는 이럴 때면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나 정말로 고민을 하게 된다. 성격일 수도 있고 실력부족일 수도 있고 어쩌면 둘 다 합쳐져 정말로 가면 안 되는 길을 가고 있나 끝없는 고민을 한다.
사실 고민 때문에 진이 더 빠지기도 하지만 고민을 하는 자에게 답을 준다 하였다.
매일매일 저 재고들을 어떻게 해야 좋을까만 생각했다. 그 생각에만 잠겨 있던지라 그랬을까? 나에게 마치 이것을 하라고 손을 흔들며 나를 찾아온 것이 있다. 바로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고 재료를 판매하는 길...
알고리즘을 타고 나에게 다가온 영상 하나를 보고 나는 그 길로 강의하는 루트를 검색했다. 강의라는 것은 역시나 사람을 만나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나로서도 잃을게 하나도 없는 것이었다.
가르치는 보람, 적은 노동력,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눠줄 수 있는 것!
정말로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단체수업을 나가기 위해서는 또다시 할 일들이 있었다. 지금은 그 일들을 해나가기 위해 또 분주해지고 있다.
어쩌면 소소하게 적당히 만들고 적당히 판매하며 육아와 일을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 내 목적이었는데 사장님에게 소소함이란 과한 욕심인 것 같다. 그 어느 때보다 밤을 새 가며 일하는 날이 많아진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까지 노력하는데..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의 난관을 다 헤쳐나가면 정말로 꽃밭이 나타나겠지?? 그곳에 도착하기까지 몇 개의 장애물을 건너야 할지 감히 짐작조차 못하지만 말이다.
잠들지 못하고 고민하는 나에게 적어도 그 끝에 햇볕 따스한 아주 자그마한 꽃밭이 나타나길 새벽녘 일을 하며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