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을 찾는 일
우리 모두는 가장 나답게 살아가는 것일까?
아니면 어떤 이상을 좇아 살아가는 것일까?
나는 과연 나답게 살아가고 있을까...?
오늘 아침 겨울잠을 이겨내고 산책을 했다. 아침 산책이 참으로 좋다는 것을 알고 오랫동안 지켜온 습관이었는데 밤늦게까지 일하는 루틴을 가지면서 아침산책을 오랫동안 하지 못했다.
그렇게 누적된 피로감으로 어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아이들과 잠이 들어버렸다. 말 그대로 기절을 해버렸다. 대신 원래처럼 새벽에 눈이 떠졌다.
오랜만에 주섬주섬 옷을 입고 찬공기를 마시며 아무도 없는 거리를 걸었다.
여름에는 아무리 일찍 나가도 그렇게 사람이 많건만 겨울이 되면 조금 느지막이 나와도 인적이 없다.
나만 나오는 이 기분에 나는 사실 겨울 산책을 더 좋아하긴 한다.
어찌 되었건 아침 산책을 할 땐 나를 성장시켜 줄 만한 것들을 찾아 듣는다. 그것이 가끔은 명강의가 될 수도 있고 동기부여 유튜브일 수도 있고 그냥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일 때도 있다.
오늘은 왠지 마음에 와닿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강의부터 다 듣던 중 간단히 책을 요약해 주는 것을 듣게 되었다.
언제나 사람은 자기의 이야기인 것 같은 것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을 공감이라 하겠지,, 오늘 들은 어떤 아나운서의 과거 이야기는 정말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 가난했고 그 가난을 숨기기 위해 마음이 언제나 분주했던 이야기...
나도 글을 쓰면서 슬쩍슬쩍 나의 과거는 조금 어려웠다는 것을 내비치고 했지만 가난이라는 단어를 적나라하게 쓰지는 못했었다.
익명이고 아무도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는 이곳에서 글을 쓰면서도 나는 아직까지도 나의 과거를 들추기가 그렇게 부끄러운 것이다.
한참을 걸으며 생각했다.
정말로 나는 나답게 살고 있을까? 나의 과거를 아직도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내가 아직 어떤 나만의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두가 만류하는 퇴직을 강행하면서 나는 나다운 삶을 용기 있게 찾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에서는 퇴직을 말리던 사람도 정말로 퇴직을 하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여겨줬다. 그래서 나는 정말로 용감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불같이 일하기도 했다.
나는 무엇이든지 이뤄내는 사람이었으니까.. 생각하면 불도저처럼 실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더더욱 열심히 달려왔다. 그리고 수많은 일들을 만들어 놓고 스스로 지치고 스스로 자책도 하면서 그 열정은 조금씩 식어가기도 했다.
불같은 열정이 식으니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나다운 일일까??
내가 다시 걸어가고자 선택한 길은 나의 멋지고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을 보여줄 때 더 빛나는 길이었다. 그런 척을 매일매일 하다 나는 지쳐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멋을 부려도 화려함 보다는 수수하고 깔끔하게 내는 멋을 좋아한다. 그리고 언제나 과하지 않음을 중요시한다.
꽃으로 보자면 포장지로 둘둘 말아 버리는 꽃보다는 꽃 한 두 송이 자체로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어 내는.. 즉 꽃다발보다는 작은 꽃꽂이를 좋아한다. 이런 내가 화려함만을 쫓아 일해온 것이다. 과거의 힘든 나를 절대로 보여줘서는 안 된다 여기는 그 길을 말이다.
지금 나는, 나를 그대로 보여주는 길을 가고 싶다. 나의 과거가 부끄러움이 아닌 현재의 빛나는 나를 만들어 줄 수 있는 힘이 되는 과거라 여기며 숨김없이 표현하는 그 길을 가고 싶다.
그렇게 거창한 포장지를 한 겹 두 겹 다 버리고 나면 내가 바라는 멋진 꽃꽂이를 할 수 있도록 본연의 꽃만 남지 않을까?
오늘 하루는 그렇게 부끄러운 나의 과거를 곱씹어보며 답답하게 쌓아둔 포장지 한 겹을 내다 버리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한다. 매일매일 한 장씩 버리다 보면 부끄럽지만 내 진짜의 모습을 알 수 있겠지...
나는 원래 어떤 모습을 한 꽃일까? 아직도 내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나다움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떠오르는 나를 한 겹 씩 벗기며 드러내기 시작한다면 나다움을 찾을 수 있겠지?
내가 어떤 꽃인지 확인한 후에.. 나에게 맞는 화병을 다시금 선택하는 그 멋진 날을 상상하며 힘차게 하루를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