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노인들의 운동 선생님이자 손녀가 되어간다

by 천만노인의 손녀

노인체육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어르신들과의 친밀함 형성이다

라포 형성이라고도 하고.


어르신들과의 친밀도가 높아질수록 수업이 원활하고 참여도도 좋다

무엇보다 내가 진행하는 거 자체가 너무너무 즐거워진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르신들과는 어떻게 친해질까?

친해질 필요 없고 그냥 수업 신나게 잘하면 된다

수업 신나게 잘하다 보면 어느새 친해져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특히 노인을 접할 일 없는 사람들이

노인은 시끄러우며 독단적이며 고집이 세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노인이 많을 수 있다

그러나 20대 30대에도 시끄러운 사람이, 독단적인 사람이, 고집이 센 사람이 있듯이

그건 그냥 사람의 특성일 뿐 노인의 성격으로 한정 지어서는 안 된다

일반화를 하면 위험하다는 뜻이다


센터에서 노인단체운동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는 나 또한 어느 정도의 선입견과 편견 등이 있었다

그 선입견으로 인해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러나 그런 선입견은 고작 2~3번의 수업 진행 후 완전히 사라졌다

센터에 계시는 어르신들은 그 누구보다도 마음을 활짝 열어주신다


생각해 보면 나의 친할머니는 강인한 모습이 많으신 반면

외할머니는 소녀 같으신 모습이 많다

내 가족만 봐도 답이 나왔을 것을, 왜 어렵게 생각했을까 싶다


처음에는 센터에 왜 어린애가 왔지? 하는 표정으로

신기하게 쳐다보신다

그러나 이런 시선은 단지 신기함과 궁금증에서 나온 표정일 뿐이다

매우 당연한 시선이라고 생각했다


어르신들이 나를 낯설어하실 때 센터장님이나 복지사분들이 나를 소개해 주신다

'앞으로 매주 운동을 진행하시게 된 선생님'

대게 이런 느낌이다

그 뒤는 나의 텐션으로 밝게 인사를 이어가면 되고

어르신들은 박수로 맞아주신다


이렇게 시작한 노인체육을 2~3번 정도 반복 출강하다 보면

어느새 어르신들은 내가 도착하자마자 누구보다도 먼저 나를 반겨주신다

운동 프로그램 중에 태권도를 기반한 운동이 있는데,

내가 도착하면 태권도! 하면서 먼저 지르기를 보여주시는 어르신도 계신다


어제는 내가 이발한 것도 알아봐 주셨는데 이럴 때마다 애정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어르신들은 아이보다도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에게 집중해 주시고

1시간가량의 운동 시간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으신 채로

중강도의 운동을 아주 잘 따라와 주신다


운동이 끝나면 엄청난 박수 소리와 함께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격려의 말씀도 퍼부어 주신다


어르신들과 친해지는 법,

사실 이게 끝이다.

허무하지 않은가

나도 허무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나 어르신들과 친해지는 게 쉬울 줄 몰랐다


대체 글 내용 중 어디가 어르신들과 친해지는 방법이었냐!

라고 묻는다면

꾸준히 센터에 출강해서

내가 준비한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운동 시작 전과 후에 밝게 인사드리는 것

밖에는 할 말이 없다


나는 그냥 나의 할 일을 했을 뿐이지만

어르신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마음은 잘 열어주시고,

나를 선생님이자 손녀로 생각해 주신다


어쩌면 우리는 노인들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 때문에

늘 어렵다고만 생각하고 시도조차도 무서워하고 있는 걸 수 있다

적어도 노인체육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부분에 대한 걱정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꿀팁 같은 거 없다. 필요도 없다.

좋은 운동 프로그램을 가져가서

높은 텐션으로 열심히 진행하고

먼저 밝은 모습으로 다가간다면

어르신들은 그 누구보다도 반겨주시고 꾸준히 환영해 주신다


나도 아직 초짜 강사라 꽃밭 같은 소리를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레 쫄지 말라는 말 정도는 하고 싶었다 100명가량의 어르신들에게 운동을 지도했으면 쫄지 말라는 말 정도는 해도 괜찮지 않을까,,?


참고로 나는 맨땅에 해딩할 때 나의 미숙한 수업으로 인해

그만 나와줬으면 하는 센터 측의 통보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어르신들이 내 수업을 계속 원하셔서 다시 출강을 이어나가게 되기도 하였다

이 얘기도 다음에 풀어봐야지


어쨌든 나는 이렇게 매일

어르신들의 운동 선생님이자 손녀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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