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고 싶으면 매일 글을 쓰라고 한다. 글을 잘 쓰고 싶은데 매일 글을 쓰지 않는다. 역시 실행이 가장 중요하다. 과거 무슨 글을 써야 할지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현재 나는 발리에서 한달살기를 하고 있다. 즉, 글을 쓸만한 사건이 잔뜩 있다는 소리. 한국에서는 전혀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겪고, 쉽게 설명하기 힘든 감정들을 느낀다. 당장 내 눈앞에 보이는 풍경과 소음, 냄새에 대한 글만 써도 한편이 뚝딱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래 한번 묘사해 보자.
나는 발리의 길리 아이르라는 작은 섬에 있다. 섬 중앙에 위치한 카페에 앉아서 글을 쓴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무와 풀들이 가득하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높은 야자수 나무들이 있다. 이 섬에 머무른 5일 동안 4군데 정도의 카페를 갔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분위기다. 에어컨이 없어도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탁 트인 풍경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길리 섬은 특정 시간에 마을 전체에 녹음된? 기도 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지금은 나오지 않고 카페에서 틀어놓은 음악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바람 소리. 옆테이블에 앉아있던 한국여자가 떠나고 다른 한국인 남녀가 들어왔다. 재미있는 건 떠난 여자와 들어온 여자, 그리고 나 모두 같은 숙소에 머물고 있다. 그들도 다른 카페들보다 여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나 보다. 섬에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대신 마차와 자전거가 이동 수단이다. 그래서 길거리는 미세한 소의 분비물 냄새가 난다. 그런데 이 카페는 풀냄새와 음식 냄새뿐이다. 그 점 또한 마음에 든다.
묘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