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노오력'이 뭔데?
1년 동안 <5분 혼잣말>을 해보라는 나의 권유가 누군가에게는 ‘노오력’이 필요하다는 말로 들려 거부감이 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뭐,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을 부정하진 않겠다. 다만, 내가 지금 제시하려는 건 단순한 ‘노오력’의 차원을 뛰어넘는, 관점의 변화를 보여주고자 한다.
아, 그전에 대체 그 ‘노오력’이란 게 뭐길래 사람들의 불편함을 초래하는지 짚고 넘어가자. 최근 들어 MZ세대(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그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노력에 대한 관점이다. 급격한 산업화가 이루어지던 70~80년대에는 해방 이후 황폐화된 황무지를 가꾸고 일궈내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자수성가한 사람의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 이들은 노력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개천에서 용’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지 않던 상황에서 가정의 생계를 꾸려 나가야 했던 남성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런 부모 세대의 눈에 우리 MZ세대들이 곱게 보이지 않을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우리 세대는 원하면 언제든지 회사를 그만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일단 여성의 인권이 신장된 데 있다. 여성들이 출산이나 육아를 이유로 회사에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노동관계법령이 제정되기 시작했고, 사회의식도 진화하며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다. 그 결과, 맞벌이가 증가하여 가계 소득이 늘어나면서 남성들도 회사를 그만둘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개인주의가 심화되면서 결혼에 대한 관념이 바뀌게 된 것도 한몫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 중 ‘결혼을 안 해도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무려 41%나 된다. 10명 중 4명은 결혼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것이다.[i] 실제로 혼인건수 또한 계속 낮아지면서 과거 80년대 40만 건이던 혼인건수가 지금은 19만 건으로 떨어졌다.[ii] 즉,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관이 바뀌면서 오로지 자기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면 되는 시대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선 사람들은 하던 일을 그만두어도 큰 부담이 없다.
이런 배경 하에서 ‘노력’을 비꼬는 ‘노오력’이라는 워딩이 등장한다. 기성세대들은 MZ세대를 향해 “너희들은 가난에 대해 불평할 자격이 없어. 우리처럼 죽어라 노력을 안 해서 그래!”라며 훈계한다. 직장에서의 온갖 모욕을 참아가며 한 직장에서 정년퇴임을 했던 기성세대들은 툭하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우리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반면, MZ세대들은 이에 “우리가 노오력이 부족하다고?”라며 응수한다. MZ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이 이미 구축한 토대 위에서 혜택을 받은 소위 ‘금수저’들이 있어 자신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지, 결코 자신들의 노력 부족이 상대적 박탈감의 원인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이 과정에서 ‘노력’을 비꼬는 말로 ‘노오력’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이다.
따라서 관계 회복을 위해선 본인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 책의 주장이 우리 세대에겐 꼰대 같은 주장이라며 아니꼽게 보일 수도 있겠다. 특히 연애도 마음이 안 맞으면 금방 끝을 내는 우리 세대들에겐 ‘연애에 있어서의 노력’은 더욱 공허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5분 혼잣말>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 연인과의 관계를 어떻게든 지키고 싶은 사람들, 당장 헤어지지 못할 만큼 상대방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5분 혼잣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치 있는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고자 한다. 관계 개선을 위해선 단순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넘어설 것이다. 대신 나는 완전히 다른 관점들을 제시할 거다. 이 접근법은 내가 오랜 기간 <분 혼잣말>을 시행하면서 깊은 사유를 통해 깨달은 것이다. 나는 실제로 아래 관점들을 곱씹으면서 ‘노력해야 한다’는 단순한 기조에서 벗어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관점에서 <5분 혼잣말>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이 관점들은 <5분 혼잣말>에 관한 여러분의 마인드셋(mindset)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참조 문헌]
[i] 통계청, 『2020년 사회조사 결과』, 2020.11.18.
[ii] 통계청, 『2021년 혼인∙이혼 통계』, 202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