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4
내 인생은 용두사미와 같은 삶이었다. 모든 것을 완벽히 통제하려 했다. 하지만 매사에 이런 마음가짐으로 인해 제대로 끝 마치지 못했다. 고등학교 내신공부에서도 그 특징이 두드러졌는데 역사공부, 한문 공부할 때 무척 심했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사 공부 중에서 1627년 정묘호란,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났다는 서술이 있으면 당시 청나라 임금 홍타이지는 누구이며 그의 업적들을 찾아봤다. 그러다 강건성세가 떠오르고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에 대해 알아보게 되면서 삼 번의 난, 준가르 대학살, 예수회, 전례 문제, 주세페 카스틸리오네에 대해 검색하는 지경이 됐다.
나는 이 연관 짓는 공부법을 고수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공부를 끝내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공부가 국어, 수학, 영어 등으로 번지니 남들은 50의 내용을 공부하면 될 것을 나는 5000 정도의 분량으로 공부했다. 결국 좋은 점수도 받지 못하고 수능도 망쳤다. 현재도 이런 용두사미 습관을 고치지 못했다.
하지만 우연히 인스타 피드에 뜬 게시물 내용이 내 뒤통수를 후려쳤다.
'완벽주의가 아닌 완료주의가 돼라'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했구나, 시험 같은 짧은 기간에 요점만 팍팍 잡아서 공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여태 연구를 했구나.'하고 깨달았다. 궁금증 해결은 정말 중요하고 잘못된 방법이 아니다. 그렇지만 내신, 수능과 같은 고시형 시험은 요점 정리가 우선이고 거기서 뻗어나가는, 즉 전체적인 형태를 잡는 것인데 유형에 맞지 않는 공부를 했다. 그리고 '일단 중요 부분만 공부하고 시간이 남거나 시험이 끝날 때 마저 찾아보고 정리해 보자.'와 같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사용했다. 핵심적인 틀을 잡고 디테일을 입혀가는 식으로 공부하니 훨씬 나아졌다. 대학교 기말고사에서 이 방법을 사용하면서 높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전체적인 용의 그림을 그리고 눈동자를 찍어야 용이 날아가는 것이지 용의 눈썹, 주름에 신경 쓰면서 용머리만 그리고 몸통 부분에 뱀의 꼬리를 그리면 용이 날아갈까? 나는 모든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부분을 향해 나아가야지만 가능하다고 느낀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사족(화사첨족, 畵蛇添足)이라는 말이 있듯이 적당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중요한 부분을 잊지 않으면서 과제,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때 가서 내 궁금증을 해결하면 더 낫지 않을까? 나처럼 이 글을 읽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고민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용두사미
용 용龍/머리 두 頭/뱀 蛇 사/꼬리 미 尾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라는 뜻으로 시작은 거창하나 끝이 초라한 것을 말한다.
화룡점정
그림 화畵/용 용龍/점 점點/눈동자 정睛
무슨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하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