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책을 매우매우 사랑하는 나에게 예스 24는 틈이 나는대로 들여다보는 매우 유용한 앱이다. 그런 예스24가 먹통이 되었을 때, 해킹으로 여기저기 떠돌고 있을 내 개인정보보다 당장, 예스24를 확인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질 정도로 나는 예스24를 애정했다.
그토록 애정했던 예스24가 거짓말을 했다. 정보 유출이 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먹통이 되고 하루가 겨우 지났을 때, 정보 유출 정황이 있으니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알림 문자가 왔다. 실제로 한 사이트에서는 정황이 아닌 사실로 드러났다.
솔직하지 못한 예스24, 책에서는 거짓말 하면 안 된다고 쓰여져 있는데,책을 파는 거대한 회사가 대단한 거짓말을 겁도 없이 해버렸다. 윤리적인 결함이 심하게 있었음을 드러내는 중대한 사건이다.
생각의 전환이 자유롭지 못하고 행동이 굼뜬 편에 속해 하나를 쓰면 하나만 계속 쓰고, 한 곳을 이용하면 그 한 곳만 닳도록 이용하는 나에게 예스24는 스스로, 이제 다른 곳을 이용하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포기 직전 앱을 다시 들어가보니, 복구 알림이 첫 페이지를 장식한다. 직전의 비난은 사라지고 이제 책을 검색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이제 책을 살 수 있겠다는 기대에 비난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줏대가 많이 없는 나다.
나의 줏대 없음에 나름의 핑계는 있다. 해킹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국가도 대기업도 한순간에 털리는 해킹의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가와 기업의 철저한 대비책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개인의 노력도 국가와 기업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비밀 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꾼다.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는 편이다. 숫자와 영어까지는 괜찮은데 특수 기호가 나오는 순간, 헷갈린다. 이 앱에서는 사용 가능했던 특수 기호가 저 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하니, 앱마다, 비밀 번호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털리는 개인 정보라지만.. 재산과 영혼까지 털리는 것을 방지하려면 불편해도 특수 기호를 이것도 쓰고 저것도 써가면서 부지런히 바꾸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필수와 필요를 제외하고 홈페이지에 입력되는 개인 정보를 최소화하고, 비공개로 설정하는 것도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 중 하나다. 그 외에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이중의 로그인 설정을 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개인의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필수의 노력은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실천해야 하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습관처럼 어떤 행동을 하고, 습관처럼 어떤 말을 하는 것처럼 소중한 내 개인 정보를 지키기 위해 습관처럼 비밀번호를 바꾸고 습관처럼 비밀번호의 보안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시대가 바로, 요즘이다.
예스24는 돌아왔지만 우리는 불안하다. 이 불안함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방법은 앞서 말한 습관화된 노력들일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소중한 개인 정보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다. 개인 정보란 무엇일까? 개인 정보가 유출될 경우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친구가 함부로 내 사진을 SNS에 올린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 정보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등을 의논해 보자.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이라면, 익명성과 개인 정보, AI의 발달과 개인 정보, 시민 의식과 개인 정보라는 특정한 주제를 정해 아이와 함께 토의해 볼 수도 있다.
돌아온 예스24는 한동안 불안한 예스24로 우리에게 비춰질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는 것으로 우리의 불안함을 조금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