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31]살아있는 문학 우화

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 생각 산책

by 해피강쌤

<거북이와 토끼> 또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모르는 아이나 어른은 아무도 없다. 어렸을 적부터 알고 있던 그 이야기는 토끼가 말을 하고, 거북이가 토끼와 함께 경주를 한다. 동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사람처럼 말을 하는 이 이야기를 우화라 한다.

토끼가 사람은 아닐텐데, 토끼는 어쩐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경솔한 사람이 떠오른다. 반대로 거북이는 느리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한 사람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렇듯 우화는 동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사람처럼 말하는 그들의 이야기에 우리 사회에서 보여지는 어떤 부분을 풍자하거나 기분 나쁘지 않게 돌려 말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글이다.

우화는 그리스에서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이솝 우화>다. 이솝 우화에는 늑대, 양, 수탉, 당나귀, 토끼, 거북이, 개구리 등의 동물이 주로 등장한다. 등장하는 동물은 모두 고유의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늑대는 <양치기 소년과 늑대>에서 보여지듯 교활하고 욕심 많은 사람을 상징한다. 꾀가 많은 여우, 어리석은 당나귀, 충직한 개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하며 마치 축소된 인간 세상을 보여준다.

웃기고 안타까운 등장 인물에 공감하고, 못된 악한 등장 인물에 분노와 반성을 저절로 하게 만드는 우화는 절대 유치하지 않고, 절대 가볍지도 않다. 이런 이유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여전히 읽히고 쓰이고 있는 우화는 풍자 문학으로 그 기능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는 교훈이 담겨 있다. 욕심 부리지 말아야 하고, 게으름 피우지 말고, 자만과 교만을 경계하며 절대로 거짓말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독자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유머와 재치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우리가 알아야 할 우화는 <토끼전>과 박지원의 <호질>이다. <토끼전>은 지혜로운 토끼가 무능한 권력층 용왕으로부터 자신의 소중한 간을 지켜낸 이야기에 지배층의 탐욕과 무능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겉으로는 공자를 외치지만 실상은 무능력하고 위선적인 선비를 호랑이를 통해 꾸짖는 박지원의 <호질>은 통쾌할 정도로 재미있게 읽히는 풍자 소설이다.


여기에 하나 더, <돼지책>이 있다. 육아에서 이제는 어느 정도 거리두기에 성공한 40대의 나에게, 그것도 삼남매의 엄마인 나에게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은 깊은 감정 이입과 함께 종이가 닳도록 읽어주고 보여줬던 그림책 중 하나다. 집안일을 도맡아 하지 않았음에도 분노하며 읽었던 <돼지책>은 그러나, 재밌었다. 웃으며 남편과 아이들을 향해 집안일은 함께 하는 것이라고, 당연한 교훈을 주입시켰던 과거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고대의 그리스에서 시작된 <이솝 우화>부터 현대의 <돼지책>까지 이토록 긴 시간 동안 여전히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우화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자. 이솝 우화 중 하나를 선택해, 등장 인물의 성격을 분석해 본 후, 학교 친구들이나 우리 가족 중 그 인물과 비슷한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고 이야기해 본다.

아이가 초등 고학년이라면, 박지원의 <호질>을 글 속에 넣어, 권력층의 일부 행태를 비판하는 글쓰기를 유도해 볼 수 있다. 중학생이라면 오히려 쉬운 <돼지책>을 골라 가정 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주제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글쓰기를 함께 해 보자.

사회 곳곳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요즘의 상황에서 어쩌면 풍자 문학의 하나인 우화는 더 중요할 수 있다. 재미있는 우화 한 편을 통해 심화된 갈등을 조금은 유연하고 부드럽게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 속에 사라지지 않고 더욱 중요해진 살아 있는 문학 우화를, 더 많이 읽고,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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