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말썽이다. 암수가 짝을 지어, 거대한 무리가 되어 도심 곳곳에 출몰하는 러브버그는 혐오의 대상이다. 창문을 새까맣게 뒤덮은 붉은등우단털파리, 그러니까 러브버그가 우리나라에 출몰하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이다. 인천에서 발견된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러브버그는 중국의 러브버그와 비슷한 유전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열에 강하고, 살충제에 저항성까지 있는 그것은, 여름만 되면 대략 2주 동안 도심 곳곳을 떼지어 날아다닌다. 도심 열섬 현상이 일어나는 서울과 경기 지역의 하늘은 러브버그에게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몸길이가 0.4mm로 매우 작은 러브버그는 암수가 꼬리를 맞대고 함께 비행할 때의 몸길이가 고작 1.5cm로 매우 작은 이 벌레는, 인간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짝짓기 비행이라는 점과 유리창을 덮어버릴 정도로 떼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으로 인한 혐오감이 있을 뿐이다.
암컷이 알을 낳고 죽기까지 최대 7일 정도의 비행으로 암컷과 수컷 모두 죽는다. 300개 정도의 알을 낳기 위해 짧은 비행을 하는 러브버그는 고온다습한 장마철 직전에 나타난다. 일 년에 한 번을 주기로 발생하고, 질병을 옮긴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해 해충이 아니다.
하지만 개체수의 증가로 인한 대발생이 점점 늘어난다는 현재의 상황에 무엇보다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가 더해져, 러브버그는 무엇보다 싫은 벌레, 해충으로 인식된다. 천적조차 없는 이 벌레는, 아랑곳하지 않고 해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의 도심 곳곳에 출몰하여 번식이라는 본질적이고 가장 중요한 소임을 마치고, 생을 끝낸다.
이전에 없었던 벌레의 공격이다. 이전과 달라진 벌레들의 기승에 사람들은 창문을 마음껏 열지 못하는 등의 생활 속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벌레를 퇴치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고민중이다. 살충제를 뿌리는 것을 검토했지만, 읽은 사람은 많이 없지만 제목은 익히 알고 있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떠올리며 무작정 살충제를 뿌리는 것만은, 하지 않고 있다.
러브버그를 먹이로 생각해 맛있게 해치워줄 천적인 새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러브버그의 비행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바로 러브버그가 가장 싫어하는 물 뿌리기다. 또 있다. 러브버그가 좋아하는 밝은 빛을 밤에는 끄면 된다. 밤도 낮처럼 환했던 도심의 풍경을 조금, 어둡게 바꾸는 노력을 조금씩 실천하면 된다.
러브버그의 폭발적인 개체수 증가는 인간들의 폭발적인 환경 파괴 행위의 증가와 연관이 있음을 인지하고,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짧은 비행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고작 그 작은 벌레에게 지나친 혐오의 감정을 느끼거나 표출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간에 의해 해충이 된 러브버그를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작은 틈새로 우리집 벽에 까맣게 붙어 있는 러브버그를 본 순간 예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물을 이용해 없애면 될 일이다. 밝은 옷 대신 어두운 옷을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간에게 해를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해충이라는 말은 함부로 쓰지 않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