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대체로 어두운 기분 탓에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많지 않다. 터벅터벅 힘겹게 걸어가느라 지친 내 두 발이 닫고 있는 땅, 땅만을 고개 숙여 바라보는 일이 더 많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가끔 있다면, 그건 날씨 때문이다. 오늘은 덥겠군, 오늘도 비가 계속 오겠군.. 기상학의 1도 모르는, 비전문가인 내가 하늘을 바라보며 날씨를 추측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바로, 구름이다.
구름의 모양, 색깔 또는 구름이 흩어졌는지 뭉쳐있는지와 같은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나만의 날씨 예측 프로그램으로 오늘의 날씨를 짐작하곤 한다.
거친물결구름
: 거친 파도가 일렁이는 듯한 모습의 특이한 구름
지난 5월 제주도에서 관측된 구름이 화제다.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충돌해서 구름 내부의 공기 덩어리가 불안정해지면서 만들어지는 거친물결구름은 보통의 구름이 아랫부분이 평평한 것과 달리, 거친물결무늬를 이루고 있다.
일본에서 모루구름이 화제다.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중인 이 구름은 일본의 대지진에 대한 전조 현상으로 인식되어 공포감을 급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유럽의 어느 해변가에서 쓰나미처럼 해변을 덮친 롤 구름(또는 두루마리 구름)으로 사람들이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이 때 유럽은 40도가 훨씬 넘는 폭염에 시달리는 중이었다.
대기의 현상과 변화를 예측하는, 즉 날씨를 예측하고 이해하는 '기상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상론』에서 시작되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관찰'은 모든 날씨를 신의 영역으로 바라본 중세 시대에 이르러 그 발전이 주춤했다.
하늘이 신의 영역이라는 인식은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기상을 완벽하게 파악한 것은 아니다. 우주의 모든 것이 그렇듯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 대기의 상태가 변화하게 된 모든 원인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알 수 없음을 증명하는 것은 어렵다. 모르기 때문에 존재를 증명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 결코,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없음에도 사람들은 쉽사리 믿고 싶은 것을 만들거나 꾸며낸 이야기에 아주 쉽게 마음을 빼앗긴다.
대지진과 폭염과 같은 자연재해, 정확히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에 사람들을 정확한 근거 없이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한 요소가 가득 담겨 있다. 과학이 충분히 발전했음에도 먹구름을 신이 내린 재앙이라 여기는 과거의 어느 시대처럼 구름의 모양을 보고 대지진이 임박했음을 너무나, 쉽게 믿게 된다.
보통 지진운이라 불리는 구름들 즉, 방사구름, 매달린구름, 파도구름과 대부분의 비행운들은 '지진운'이라는 이름처럼 '지진'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 땅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지표면을 한참 벗어난 하늘 위에서 만들어진 구름에 정확히 어떤 원인을 미치는 것인지, 밝혀진 것은 없다.
자연재해와 구름을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대부분의 주장은 유사 과학이거나 음모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구름을 보고 지진을 알 수 있다는 비논리에 쉽게 흔들려서는 안 된다. 증명된 정확한 사실만 믿는 올바른 과학적 문해력이 필요한 시기다.
"인간의 활동이 대기, 해양, 육지 온난화를 초래했다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평가 보고서
확실한 것은 잦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우리 눈에 보여지는 예측불허의 날씨는 인간의 활동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바로 나의 작은 행동들이다. 물건을 사고, 물건을 버리고, 전기 스위치를 누르는 등 많은 행동들이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기상이변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