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1952년 덴마크는 코펜하겐에서 유행했던 소아마비(poliovirus) 환자 3000명 중 300여 명의 증상이 매우 심각했다. 중증 환자로 분류된 이들은 사망 위험률이 매우 높았지만 그보다 먼저, 수용하고 격리하는 일이 시급했다. 이 때 마취과 전문의 비외른 입센은 응급처치의 일환으로 기관절개를 통해 산소를 공급했다.
8명 중 7명이 사망했던 당시의 상황에 이 시술은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첫 번째 환자의 시술 성공 이후 비외른 입센은 치과대학과 외과대학 학생들을 한 팀으로 구성해 중증 환자 치료실을 따로 마련해, 소아마비 환자를 수용하고 치료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0명 중 9명이 생존했다.
1940~50년대 대유행을 지나 백신의 개발로 소아마비는 이제, 예방이 가능한 질환으로 바뀌었다. 마취과 의사 비외른 입센의 소아마비 치료를 계기로 현대의 중환자의학, ICU가 탄생했다. 비외른 입센은 8월 27일 입센의 날 지정으로 공로를 인정받게 되었다.
치료를 위한 의사의 시술과 수술의 모든 과정에 간호사가 함께 있다. 수술의 전후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은 간호사의 몫이다. 환자의 치료를 위해 돌봄의 주체인 간호사는 의사만큼, 어쩌면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간호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은 공감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아닌 이상 우리가 알고 있는 로봇은 돕기는 하지만 마음도 없고 감정도 없다. 저장된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은 인간의 감정을 읽고 해석할 뿐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는 심리적 능력인 공감 능력은 오로지 인간만의 능력이다. 갑작스러운 질병과 사고로 환자가 된 누군가를 치료하기 위해 의료 기술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치료의 과정을 잘 버티기 위해 가족과 의료진의 진심어린 돌봄도 필요하다. 의료진의 돌봄에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간호사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아무도 없다.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 진심 어린 공감으로 환자의 손을 잡아주고, 가족의 등을 토닥토닥 해줄 수 있는 간호사의 역할을, 헬퍼봇은 절대 할 수 없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두려움은 언제나 존재했다. 이럴 때일수록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과 영역을 찾는 일이 필요하다. 죽음의 순간에 따뜻한 온기라고는 없는 헬퍼봇의 손을 잡고 싶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프로그램이 아닌 마음으로 가득 채워진 공감으로 손을 잡아줄 사람을 모두가 원할 것이다.
현재, 공감 능력이 필요한 직업은 무엇일까?, 미래, 공감 능력이 더 필요해질 분야는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공감 능력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