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tvN 드라마 <정년이>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결말이 실망스럽다, 여주가 민폐캐릭터다, 원작을 파괴했다 등등 비판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드라마는 흥행에 성공했고, 배우들이 그려낸 연기 또한 호평이 가득했다.
주인공 정년이는 최고의 국극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우리나라 고유의 연극인 창극 중 특히 1950~60년대 유행한 연극 장르가 바로, 국극이다. 판소리와 민속극의 영향을 받은 국극은 한국인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소리꾼의 열창이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울려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무대에서 울려퍼지는 소리는 판소리를 뜻한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한국적인 요소가 가득한 저승사자와 무당이 등장했다. 그 무당이 바로 판소리의 기원이다. 전라도 지역의 무당들이 불렀던 서사 무가에서 비롯된 판소리는 정년이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오가며 가장 한국적인 소리로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판소리는 그렇게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소리꾼, 고수 그리고 구경꾼들이 모여 한바탕 노래극이 펼쳐질 때 고수의 얼씨구!, 좋다!에 구경꾼도 함께 얼씨구!, 좋다!를 따라하며 서민의 애환을 울다 웃으며, 함께 쏟아냈다.
18세기 후반에는 전문 소리꾼이 등장했고, 19세기부터 등장한 '명창'으로 판소리가 서민 문화로 빠르게 자리잡게 되었다. '명창'들을 찾는 양반들이 늘어나면서 마당이나 장터에서 즉흥적으로 펼쳐졌던 판소리는 권력자의 집과 왕궁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며 인기를 더해갔다.
르네상스 전성기 때 메디치 가문 등의 후원을 받은 예술가들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의 '명창'들도 양반들의 후원을 받기 시작했다. 부자와 양반의 경제적 후원을 통해 판소리 사설의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양반에 대한 비판 의식이 담겨 있었던 이전의 판소리와 달리, 유교 윤리에 관한 내용이 새롭게 등장했다. 바로 여기서, 판소리를 서민 예술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소리꾼과 구경꾼이 모두 서민이라면 당연히 판소리는 서민 예술이다. 하지만 양반의 후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양반의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 각색이 되는 순간 판소리 특유의 양반 비판 의식이 사라지게 된다. 소리꾼과 구경꾼이 여전히 서민이라 하더라도, 내용이 달라졌다면 판소리를 서민 예술이라고 보기 어렵다.
판소리를 서민 예술로 볼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가 나뉘고 있다. 하지만 세대와 세계를 뛰어넘어 모든 이들의 마음에 흥을 불러 일으키는 판소리가 중심이 되어 또 하나의 르네상스가 이곳 대한민국에서 탄생하길 꿈꿔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요인 중 하나는 부모 세대의 시청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만 보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어른이 더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케데몬을 함께 보며, 곳곳에 등장하는 한국적인 요소를 찾아보자.
케데몬 2편과 3편 제작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다음편에 등장한 한국적인 요소도 찾아보자.
함께 영화를 보고, 함께 나눈 모든 이야기가 논술의 씨앗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