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구석기와 신석기는 둘다 역사 이전, 즉 선사 시대에 속한다. 문자 사용 여부에 따라 구석기와 함께 선사 시대로 구분되는 신석기는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다. 구석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킨, 혁명이라 불린 농사의 시작이 바로, 신석기 때 이루어졌다.
모든 것을 뒤바꾼 농사, 즉 신석기 혁명이라 불리는 농경의 시작은 그때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을까?
구석기 시대에 수렵 채집 위주로 식량을 구하며 생활했다면, 신석기 시대는 농경과 목축을 통해 식량 생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자연에 의존했던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농경과 목축으로 정착 생활을 하게 된 신석기 시대는 그로 인해 분업과 계층화가 이루어졌다.
계층화는 곧 지배자와 피지배자라는 신분이 생겨났음을 의미한다. 점점 커지는 마을과 지배 계층에 권력이 집중되는 등 오늘날 국가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이 신석기 시대부터 시작된 것이다.
식량을 얻는 방법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바꾸어 놓았다. 달라진 생활 모습에서 이전에 없었던 사회의 모습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에 머물렀던 시각이 미래를 향하게 되면서 사고방식의 변화까지 생겨난 농사는, 혁명 그 자체였다.
어떤 이유로 수렵·채집이 경쟁적 이점을 상실하고, 식량 생산이 유리해졌을까?
<총균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균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수렵·채집에서 식량 생산으로 바뀌게 된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백지 상태에서 어느날 갑자기 농경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전제하에 수렵·채집에서 식량 생산으로 넘어가게 된 결정적 이유, 과연 무엇일까?
야생에서 먹을거리가 줄어들었다. 기후변화 혹은 인간 사냥꾼이 원인이 되어, 사냥을 포함한 수렵·채집에서 얻을 수 있는 식량이 줄어들었다. 풍부했다면 대체되거나 사라질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수렵·채집이 어려워진 반면 의도치 않게 야생식물의 작물화가 성공하면서 손쉽게 식량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최초의 작물 밀과 보리가, 단기간에 대량 수확이 가능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렵·채집이 횟수와 범위가 줄어들었다.
농사를 제외한, 구석기와 신석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도구의 차이다. 조잡한 뗀석기를 사용했던 구석기 시대와 달리 신석기 시대에는 정교한 간석기를 사용했고, 농경을 위해 낫, 바구니, 막자, 맷돌 등의 도구까지 만들었다. 도구의 발달이 농경의 발달을 촉진시켰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 이유는 인구밀도와 식량 생산의 증가, 그 둘 사이의 관계다. 인구밀도의 증가에 따라 식량 생산량이 함께 늘어난 것인지, 식량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인구밀도가 증가한 것인지, 정확한 것은 인과관계는 밝힐 수 없다.
자연이 혁명의 조건을 제공하고, 인구 압박은 그것을 현실로 만든 셈이다.
<행복한 논술> 중등 8월호
기후가 안정되고 환경이 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농경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자연 발생설이 있다면 늘어난 인구의 식량을 수렵·채집으로 해결할 수 없어서 농경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인구압설이 있다. 역사학자들의 견해가 하나로 일치되고 있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역사의 흐름 속에 농경은 매우 중요한 식량 생산 수단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식량을 작물화하고, 도구를 발달시킨 것은 결국 기술 발달이다. 지금 우리는 또 다른 혁명이라 불리는 AI, 인공 지능 혁명을 마주하고 있다. 어쩌면 더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파급력을 갖고 있는 기술, 그 기술의 발전에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그 옛날, 수렵·채집인들의 입장으로 돌아가보자. 나는 아니지만 가까운 누군가는 농경을 시작했다. 내가 속한 무리는 아직 수렵·채집으로 하루의 먹을거리를 구했지만 근처의 어떤 무리는 짧은 노동으로 풍족한 식량과 긴 긴 휴식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대로 수렵·채집에 머물러 있게 된다면?
다시 현재로 돌아와, 디지털 격차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말 그대로 디지털이 매개가 된 정보와 기술을 잘 다누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뜻이다. 신석기 혁명으로 인해 계급이 생겨난 것처럼 인공 지능 혁명으로 인해 또 다른 계급이 생겨날 수도 있다.
인류는 신석기 혁명을 돌아보며, AI 시대를 어떻게 살지 되묻게 된다. 기술이 삶을 바꾸지만, 삶을 어떻게 바꿀지는 인류 스스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행복한 논술> 중등 8월호
기술은 결국 인간의 삶을 바꾼다. 그러나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 어디에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 인류가 할 수 있다. 결정권이 우리에게 있어야, 인공 지능 혁명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뿐만 아니라, 생길 수 있는 문제점까지 잘 대처할 수 있다. 신석기 혁명을 되짚어 보며, 인공 지능 혁명에 대처하는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
인류가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곳, 지구에서는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다. 그러나 인류는 달의 뒷면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기술의 발전이 삶을 발전시켰다면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 창의성과 상상력으로, 기술 발전으로 인한 문제 또한 잘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