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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자들이 사모 투자를 하는 이유

부자들이 돈을 버는 방식

by 솔리드스톤

부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원금손실이다.


만약 당신이 1억원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수익률을 20% 또는 -20%를 얻을 수 있는 주식과 수익률 4% 밖에 얻을 수 없지만 원금에 대한 안정성이 보장된 채권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1억원으로 채권을 사면 4%, 불과 연 400만원 밖에 얻을 수 없다. 1억원이 있다면 주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당신이 100억원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주식을 선택해서 잘못하면 20억원을 날릴 수 있다. 하지만 채권을 선택하면 안전하게 연간 4억원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당신이 부자라면 당연히 채권을 선택한다. 그리고 남은 고민은 연간 4억원에 수익에서 세금을 40% 가까이 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줄일까 이다.


그래서 나는 증권사 신입사원 시절부터 채권 시장을 관심있게 공부했다. 결국 부자가 되려면 부자들이 관심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 채권 시장은 바로 그런 곳이다. 2011년 당시 기준금리는 2024년 기준금리 수준과 비슷한 3% 수준이어서 채권에 투자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었다. 왠만한 우량 등급의 채권들이 모두 4-5%의 이자를 주고 있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당시에 증권사에서 채권을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2023년 기준 개인이 채권을 매수한 금액은 40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2011년 당시에 개인이 연간 사는 채권을 2조원 수준에 불과했다.


부자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내가 증권사 지점에서 근무하던 시절, 어떤 허름한 옷차림에 50대 남성 한 명이 지점으로 방문을 했다. 대뜸 창구에 있던 여직원에게 채권을 사고 싶은데, 누구한테 상담을 받아야 할지 물었다. 당시 증권사 직원 중 채권에 관심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채권을 사본 직원도 몇 없을 것이다. 나는 이미 채권에 관심이 있었고, 부모님의 자산으로 꽤 많은 채권을 투자했었다. 당연히 여직원은 그 손님을 나에게 안내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부자들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더 허름하게 입고 다니는 경향이 있다. 누가 봐도 전혀 부자같이 생기기 않았다는 뜻이다. 머리도 전혀 빛지 않고, 브랜드도 알 수 없는 잠바에 추리닝 바지를 입고 손님이 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손님은 30억원을 채권을 사고 싶다고 했다. 2011년 당시 강남 30평 아파트 가격이 10억원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2025년 지금 시세로 대략 100억원을 채권으로 사고 싶다고 한 것이다.


백화점에 가서 물건 값을 깎을 수 있을까? 있다. 삼성전자 매장에 가서 핸드폰 가격을 깎을 수 있을까? 있다. 당연히 스마트폰 1대를 사면서 깎아 달라 하면 아마 대꾸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100대를 산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금융상품도 마찬가지이다. 1억원을 투자한다고 하면 증권사에서 판매 중인 흔한 상품을 보여주겠지만 100억원을 투자한다고 하면 상품이 달라진다. 즉 가격 등 조건을 협상할 수 있다. 이것이 나의 첫 사모투자였다.


100억원을 들고 온 고객은 나에게 나에게 연락처를 하나 줬다. A 대기업 재무팀장 연락처였다. 당시 A기업은 신용등급 BBB로 완전히 우량한 회사라고는 할 수 없었다. 신문에는 심심치 않게 A기업 부채가 너무 많다는 기사가 나왔고, BBB 등급은 사실 투자적격등급에서도 가장 낮은 등급이었다. 당연히 신용등급 A 회사는 100억짜리 투자자에게 그리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하지만 BBB 등급의 회사는 100억원짜리 투자자를 재무팀장님 직접 만나주는 수준이 된다. 재무팀장에 전화를 거니 100억원짜리 채권을 1개월 만기로 해서 금리 7.8%에 끊어 주었다. 당시 시세는 7%였다. 100억원이 있으니 수익률이 무려 0.8%, 연 이자로 8천만원을 더 벌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사모투자이다. 1억원짜리 공모투자자는 7% 이자를 받지만, 100억원짜리 사모투자자는 7.8%의 이자를 받는다. 게다가 만기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내가 사모 투자를 신봉하게 된 사건은 다른 곳에 있었다. A기업은 2012년부터 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졌고, 6개월이 채 되지 않아서 BB로 등급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그리고 BB 등급으로 강등된지 약 1개월만에 부도를 선언했다. 100억원짜리 고객은 어떻게 되었을까? A기업이 부도 선언이 있기 약 2주전, 갑자기 A기업 재무팀장이 나에게 전화가 왔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목소리는 이미 만취한 목소리였다. 애기인 즉 내일 아침에 8시반까지 회사로 오라는 것이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아침 일찍 A기업 본사로 향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대기업은 건물부터 다르다. 30층 넘는 고층건물에 수많은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쉴새 없이 아침에 출근을 하고 있다. 이런 큰 회사가 과연 부도가 날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평소 때 처럼 재무팀 회의실에서 만나던 재무팀장은 갑가지 건물 옆 커피숍으로 오라한다. 커피가 나오자마다 커피를 들고서 골목 옆에서 담배를 한 대 핀다. 그러더니 원금 100억원을 찾아 가라는 것이다. 왜요? 그냥 아무 말 말고 원금을 돌려 줄 테니 그냥 가져가라는 것이다. 그렇게 영문도 모르채 원금 100억원은 고객 계좌로 다시 들어왔고, 그 일이 있은 후 약 2주후에 A기업은 부도 선언을 했다. 이것이 사모 투자이다. 1억원짜리 투자자는 원금손실을 입었지만 100억원짜리 투자자는 원금을 고스란히 돌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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