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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한 자유 Apr 30. 2024

한 달에 한번 엄마를 만나다

엄마딸이라 고마워!

엄마가 돌아가신 때가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 날 이어서  장례식을 치르는 내내 보름달을 볼 수가 있었다.


임종을 지켜 드리지 못했기에

보름달을 보며 내내 엄마와 대화했다.

'엄마 거기서는 안 아프시죠? 엄마 목소리 들은 지가 언젠지.. 이제 가물가물해. 꿈에서라도 자주 나타나 주세요.'


엄마 껌딱지이던 네 살 여섯 살 아들 둘을 챙겨야 했기에 장례식 내내 오롯이 슬퍼할 수만은 없었다.

나도 엄마이기에...

그래서 자식이 있음으로  삶은 지속되는가 보다.


장례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 

애들을 재우고 나면 엄마 생각에 많이 울곤 했다.

보고픈 엄마 생각에

혼자 하는 육아가 고되고 지칠 때면 더더욱

이제야 엄마의 빈자리가 실감 나서 세상에 혼자

뚝 떨어져 버린 듯한 막막함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어릴 적 자다 깨면 엄마를 찾는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엄마없이 세상을 헤쳐나갈 마음이 도저히 들지 않았고, 

혼자 내동댕이쳐진 느낌으로 앞이 캄캄했다.     


큰 아들에게 들키지 말았어야 는데

감수성이 예민한 아들은 엄마가 보름달을 보고

우는 모습에 "할머니 생각나서 울어?"

라며 위로를 건넨다.



친정 집을 정리하다 냉동실에 꽁꽁 싸매진

비닐을 발견하곤 꺼내 보니 카세트테이프였다.


노래를 좋아하시는 부모님과  학창 시절 같이 노래방에 갔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 시절 노래방에서 유행했던 노래 녹음 서비스 테이프가 아직 보관되어 있다니..

테이프가 늘어날까 봐 냉동실에 보관한 게 신의 한 수였다. 넣어 놓고 잊어버리기 좋고 보관상태 또한 훌륭하니 말이다.

요즘은 카세트 플레이어를 구경하기도 힘든 시대니

그 테이프를 어떻게 재생할까 고민하다 아는 체육 선생님께 CD와 카세트를 동시에 재생하는 플레이어를 빌릴 수 있었다.



상체로 오는 루게릭을 앓으셨기 때문에 호흡기를 달기 위해 목을 뚫어야 했고  목소리를 숨으로 바꾸셔야만 했다.

돌아가시기 3년 전에 엄마 목소리를 듣고 못 들었으니 테이프 속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쉬지 않고 흘러 급기야  엉엉 소리 내서 울고 말았다.


재생되는 노래를 mp3로 다시 녹음하면서

언제든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또 울게 될 게 뻔하지만 말이다.


매달 보름달이 뜨면  여전히 마음속에 그대로 살아 계신 엄마를 만난다. 늘 자식 셋 먹는 것 입는 것만 생각하며 사셨던 그래서  하나라도 더 주지 못해 늘 미안해하시던 푸근하고 넉넉한 모습이 우리 엄마랑 닮았다.  둥그런 보름달 보며 맘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면 더 이상 세상에 혼자인 것처럼 외롭지만은  않다.


' 요샌 슬픈 생각보다는 함께여서 즐거웠던 추억이 더 떠올라. 엄마 딸이어서  감사했고 영원히 사랑해 울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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