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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한 자유 Mar 31. 2024

소울 푸드

그리운 맛

목포에 맛있는 음식이 참 많다.

직장 때문에 여기에 정착한 지도 어언 16년 차

이제 제2의 고향이랄까?

그래서 현지인 맛집도 제법 알아서 식도락을 즐기곤 한다.


목포는 우리 엄마의 고향이다.

그래서인지 목포 음식들이 입맛에 딱 맞다.

오래간만에 신랑과 단둘이 데이트를 하는데

아이들과 같이 먹을 수 없고 집에서 내가 하기 힘든 요리가 무엇일까를 한참 동안이나 고민하다

매운 양념꽃게장과 연포탕을 먹으러 갔다.

여수에서 먹은 양념 게장은 돌게라서 딱딱한데

목포는 보통 싱싱한 꽃게라 그런지 게살비빔밥이 유명한 편이라 양념게장을 먹기보단 양념게살을 먹었었다. 


그런데 그날 가게 된 식당은 진한 양념게장이 나왔는데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엄마 음식 중 가장 먹고 싶었던 건 양념꽃게장이었기에

음식이 정겹고 먹는 내내 엄마를 추억할 수 있어 행복했다.

요리를 잘하셨던 엄마 옆에서 심부름하면서 봤던 꽃게 손질법이나 듬뿍듬뿍 들어간 양념이 기억났다.


엄마의 장례식을 마치고 집에  날

그제야 주말에 시킨 토마토가 도착해 있는 걸 보고

토마토를 좋아하시던 엄마 생각에  가족들 모두 누가 먼저랄 것 도 없이 한참을 목 놓아 울었었다.



엄마가 해 주셨던 음식이나 엄마가 좋아하셨던 음식을 보면 엄마가 더 그립다.

음식은 자체보다 엄마와 함께 한 그때의 모습을 기억하고 분위기를 느끼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누구나 엄마가 해 주시던 음식 중 하나쯤

그리움 가득한 소울 푸드가 있겠지


아들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더 많이 해줘야겠다.

나 역시 아들들에겐 애틋한 엄마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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