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사에서 국가는 개인의 경제적 심정적 지적 '홀로서기’를 도와야 했으나, 실제로는 개인의 노력을 수탈하기에 바빴던 경우가 많았다. 권력도 많은 경우 심정적으로나 지적으로 ‘홀로서기’를 때문이다. 그들은 못했기 내적 홀로서기를 하지 못해 손쉽게 얻을 수가 있는 외적 소유에 의지하려 했다. 더 많은 권력에 의존하려 했으므로 더 자주 불행했다. 대중을 동원하고 축적한 자원을 사용해 부를 늘려서 더 큰 소유에 의지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를 위해 독재와 전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역사 속의 수많은 권력의 전횡과 전쟁은 여기에 기원했다. 네로와 히틀러는 좋은 예가 될 수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대표적 소수가 아닌 인간 모두의 이야기다. 이것은 내적 홀로서기를 하지 못해 외적 소유에 의지하려 했던 인간 역사의 주목해야 하는 모습이다.
문명의 전환
오늘날도 경제학 교과서의 생산함수는 y= f(L, K)이다. 여기서 L은 인간의 노동력이고 K는 자본이다. 인간을 한낱 생산 자원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이 진실을 부끄럼 없이 솔직하고도 당당히 가르치는 것이 오늘날까지 자본주의 인간공동체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 전통 산업사회도 인공지능과 로봇의 일반화로 구조적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인간은 더 이상 값싼 '생산 자원'이 아니게 될 것이다. 더 값싼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인간사회의 위기로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물질문명의 실체와 한계를 깨닫고 새로운 문명을 모색하는 도전적 계기가 될 것이다.
인간은 머지않아 오랜 값싼 생산 자원의 신분에서 벗어나, 소수의 값비싼 생산 자원이자 다수의 사회적 비용으로 대접받게 될 운명이다. 이것이 '근본적 전환의 시대'의 시작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시민 대중이 낸 세금으로 부양을 받았던 국가와 권력은 이제는 대다수의 시민 대중을 부양해야 할 상황을 맞게 된 것은 현실이 되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인류사의 근본적 전환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국가와 권력은 옛날처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종교 등의 사회 기제를 개인의 삶을 수탈하는 도구로 사용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사회 기제들은 본래의 목적인 개인의 삶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제도장치로 거듭나야 하는 운명이다. 국가는 본래의 자기 본분을 정면으로 감당해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것은 국가가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기 때문이다.
국가와 권력은 개인의 삶을 적극 돕지 않으면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의 본분으로 돌아가 개인을 돕는 일이 자신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길임을 알게 될 것이다. 시민 대중은 정치 주권자이면서 동시에 시장의 소비 주권자이기 때문이다. 시민 대중이 없는 정치와 권력은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러나 개인 또한 고비용의 잉여 생산 자원이 되는 일을 극복해야 할 운명이다. 이것은 오랫동안 꿈꾸었던 진정한 삶의 주체가 되는 길을 개발하는 시작이 될 것이다. 이것의 본질은 물질문명에 예속되었던 경제적 심정적 지적 '홀로서기'를 스스로 해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는 일이다. 이를 위한 새로운 사회 경제적 전략과 정책의 합의가 필요하다.
인간은 오랜 노동의 질곡으로부터 해방을 맞고 있다. 노동 시간의 단축은 역사적 깊은 의미를 가진다. 물질문명이 만들었던 자기 소외의 극복이다. 산업사회의 바쁜 일상에서 미루어 놓았던 자기 돌봄을 가지는 일이다.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하던 진실과 깊이 대면하는 것이다. 물질 소유로는 얻을 수가 없었던 윤택한 정신세계를 새롭게 발견하고 개발하는 일이다. 이것은 새로운 인간 문명을 예고한다.
인간과학 Human Science의 수립
근본적 전환의 시대는 두 가지 새로운 사회 경제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먼저, 더욱 심각해지는 경제적 양극화의 근본적 해결이다. 이 근본적 해결책에는 본질적 접근이 요구된다. 역사를 관통하는 사회 정치적 과제는 '물질 순환 계통의 균형과 안정'이었다. 개인과 사회의 공통적 문제는 대부분 여기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엔 '기본 소득제' 개념을 포함해 경제 시스템의 균형 및 안정을 위한 전략과 사회 제도적 합의 필요하다.
다음은 '외적 소유 경제'에서 '내적 소유 경제'로의 확장적 발전이다. 미개발된 인간 내면세계를 윤택하게 개발하여 산업화하는 전략이다. 이것은 자기 계발을 통한 궁극적 인간 성취를 이루는 방향과 일치한다.
지금까지 물질 상품 생산에 치중해 온 사회 경제 전략을 정신 상품 생산 산업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인간 문명이 가져야 할 필연적 도전이자 예정된 길이 될 것이다.
여기에는 물질문명에 치중했던 연구개발 투자를 인간 내면세계 개발로 확장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것은 다학제적 '인간과학 Human Science'의 수립과 발전이 필요하며, 지금의 학문발달과 기술 수준으로는 가능하다고 본다. 이를 본격화하여 새로운 정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이룰 수 있는 도전적 전략이다. 이것은 인간 문명의 나아갈 본질적 방향과 일치한다.
이 과제는 지금은 일부 선진국에서 시작되고 있지만, 물질문명의 발달이 직면하고 있는 보편적 문제이며 인간 개인이 가지는 본질적 과제이다. 인간 문명은 이 필연적 도전을 사회적 공감과 합의 속에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