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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Ryoo 류구현 Dec 18. 2022

삶, 기회와 위험의 함수


기회와 위험의 함수

삶은 기회와 위험의 함수이다.
생명인 인간은 '내 안의 세계'인 나와, '내 밖의 세계'인 세상과 부단히 대화를 하며 삶을 영위한다. 생존 의지에서 비롯된 나의 내적 요구 needs는 늘 기회와 위험을 파악하며 삶을 꾸려간다. 즉 기회를 획득하고 위험을 극복하려 한다.
이 과정은 긴장 가운데서 늘 상황을 살피는 사태이다. 이러한 사태를 우리는 '본원적 두려움'이라고 할 수가 있다. 태생의 순간 숙명으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려움의 본질은 실존 자체에 있다. 생명이 가진 일반적 속성이며, 생명은 늘 두려움을 안고 있는 것이다.

본원적 두려움
두려움은 생명이 가지는 일반적 경험 과정이자 인식 과정이라고 할 수가 있다. 우리는 두려움을 통해서 나와 타자, 대상에 대한 인식을 보다 분명히 할 수가 있다.
우리는 생명으로서 가지는 생존 본능에 따라 대상을 인식함과 함께, 그것이 기회인 것인지 위험인지를 판단한다. 따라서 모든 인식은 '기회'와 '위험'으로 환원될 수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대개 기회보다 위험에 더 민감하다.

1. 생래적 위험 인식
인간은 예민하게 발달된 오감을 통하여 감각하고 추론하며 경험 세계와 인식 세계를 넓혀 간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세상에 '던져진 존재'로서 오감으로 느끼는 위험을 직관한다. 모체로부터 분리됨으로써 가지는 근원적인 분리 불안, 단독자로서 세상과 맞섬에 따른 홀로 된 위기감, 나아가 외부 세계에 대항해 맞서야 하는 생존의 불안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이로부터 강렬한 '생존 욕구'를 갖게 된다. 동시에 방금 분리된 모체 (절대적 힘)을 향한 퇴행적 '의존 욕구'가 생기게 된다.

이것은 앎에 대한 요구인 '호기심'과 물질과 권력에 대한 '소유욕'을 낳는다.

2. 무지에 직면한 위험 인식
무지를 자각하면서 오는 인식론적 불안이다. 이것은 불확실성, 무규정성으로 인한 불안이다.
. 다양한 변수들과
. 변화무쌍한 현실의 흐름에 따른
. 위험 인식과 관리에 대한 요구, 앎에 대한 호기심을 강화시킨다.

3. 물질적 결핍에 대한 본능적 위험 인식
. 의식주 등의 물적 기초에 관한 경제적 불안감과 해결 요구이다.
. 맹자의 '무항산 무항심 無恒産無恒心 : 물질이 안정되어야 마음이 안정된다'는 것을 본질적으로 말해 준다.

4. 물리적 폭력과 압제에 대한 위험 인식
이웃과 사회 속의 관계에 따른 위험 인식이다. 사회 정치체제 속의 자유의 제약과 속박에 대한 불안이다.
. 이 불안은 수직적 위계 사회와 이에 따른 수직적 세계관에 의해 강화되고 고정화된다.

이들은 우리가 태생의 순간부터 가지게 되는 '본원적 두려움'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것에 맞서서 이겨내려 노력한다.
우리는 기회를 획득하고 위험을 극복하며 이 '본원적 두려움'에 대응하는 과정이 우리 인생의 기본 줄거리가 된다. 우리는 세상에 던져진 순간 삶이라는 '기회'와 본원적 두려움의 극복이라는 '책무'를 함께 얻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위험에 맞서는 용기가 부족할 경우도 있고, 합리적인 해결의 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도 많다. 그래서 갈등에 빠지거나 좌절하는 가운데 위험과 두려움을 직면하지 못하고 회피할 때도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두려움과 불안에 지속 노출될 수도 있다.

피해의식의 근원
동일한 위험에 대한 반복된 경험은 그 위험에 대한 인식을 강화시킨다. 강화된 인식은 스스로를 강화시켜 고정화되기 쉽다. 이때 강화된 두려움은 '피해의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피해의식이란 해결되지 않은 두려움이 가져온 '정신의 굴복'일 수가 있다.
이로 인한 '위축된 인식 습관 routine'은 굴복에 따른 내적 분노를 쌓게 만들고, 피해의식을 강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특히 앞서 말한 '수직적 위계 사회'와 이에 따른 수직적 사회관과 세계관에 의해 피해의식은 강화되며, 사회의식과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위험에 맞서는 본능의 회복과 함께, 자신이 가진 '피해의식'의 근원에 대한 통찰(깨달음)이다. 또한 '위축된 인식 습관 routine'에 대한 의도된 성찰과 계획된 자기 교육이 필요하다. 본연의 자기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이다. 나아가 사회의 의식과 제도와 문화를 수직적 사회에서 수평적 사회로 개혁하는 공동체적 노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이해는 인간의 보편적 인식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에 큰 도움이 될 수가 있다.

인식 과정의 이해
우리의 인식은 경험과 추론이라는 두 가지 과정이 종합되어 이루어진다. 즉, 경험론과 합리론에 근거한다.
경험론은 '오감'에 의지해 외부 세계를 관찰하고 확인함으로써 정보를 직접적으로 얻는 과정이다. 반면 합리론은 순수하게 '논리적 이치'를 따라 추론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정보를 얻는 가상적 인식이다.
전자는 물리적 사실에 기초한 인식이고, 후자는 논리에 기초한 가상의 추론이다. 따라서 이 둘의 내용과 정확성은 질적으로 다르다. 그러나 이 둘은 상호 보완적이어서 서로를 도우며 인식을 완성해 간다. 즉 우리는 오감으로부터 얻은 경험 데이터(자료: 지식, 정보)를 논리적 합리로 재구성해 인식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기본적 인식은 경험과 합리의 종합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간의 보편적 인식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은 칸트 Kant(1724 ~ 1804)였다. 이것이 칸트의 유명한 저작 '순수 이성 비판(1781)'으로부터 받아들여진 인간의 인식 과정에 대한 보편적 이해이다. 그는 영국의 경험론과 대륙의 합리론을 종합해 '관념론'을 완성함으로써 인간의 인식 과정을 구조적으로 밝히는 위업을 이루었다.



-경험
seeing is believing
종합적이며 직관적이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물리적 정보를 관심의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것의 장점은 경험으로 입증이 가능하여 인지 왜곡이 작다는 것이다. 다만 인식 착오나 앞선 경험이 제공하는 편견과 선입견으로 인식의 왜곡이 일어날 수가 있다.

-추론
부분적이며 분석적이다.
작은 범위의 개별 정보를 토대로 전체를 추론해간다. 이것의 장점은 빠르고 자유로운 추론이다.
그러나 개별 정보에 바탕한 순수한 추론이며, 주로 손쉬운 '연역'에 의지하므로 인식 왜곡이 클 수가 있다. 특히 '습관적 추론 routine'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크다.

피해의식의 메커니즘
모든 원리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식 과정은 효율을 추구한다. 그래서 이미 인식하고 길들여진 루틴 routine을 따르기가 쉽다. 또 비슷한 느낌의 경험은 잘 분해되지 않고 길들여진 익숙한 추론의 루틴 routine을 따라 계속될 수가 있다.
특히 비판적 인식 태도가 약하거나 자기 객관화 능력이 낮은 경우, 중독과 몰입적 기질이 강한 경우에는 이러한 경향이 강해진다.
어떤 동기에서든 이런 흐름이 강해지면 인식은 균형을 잃고 한쪽 방향으로 쏠리게 된다. 그래서 자칫 편집증적 형태로 발전할 수가 있다.


우리의 인식은 타성에 젖지 않고 대상을 늘 새롭고 균형 있게 볼 필요가 있다. 곧 진실과 직면하는 일이다. 세상은 늘 변화 가운데 있고 우리는 이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인식은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소중한 지혜를 자주 잊는다.
생각의 타성은 우리의 삶에서 수많은 착오와 비능률을 가져온다. 또 검증되지 않은 전제와 근거가 빈약한 추론은 위험하다.
우리의 앎이 자기비판 없는 타성적 인식과 추론에 의지할 경우, 독단과 망상에 이를 수가 있는 것이다.

자기 이해
이러한 이해 속에서, 균형된 인식을 위해서는 자기 이해를 통한 자기 점검은 늘 필요한 일임을 알 수 있다.

그림 1/  
먼저 '고정관념'이 인식의 편향과 왜곡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래 그림은 본래 '중력'이 시공간을 왜곡시키는 모습을 개념화한 것이지만, 고정관념이 인식의 근본 바탕을 왜곡시키는 것도 같은 모습이라 하겠다. 이것은 '생각의 함정 trap'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림 2/
이처럼 고정된 부정적 인식 습관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인식 바탕'을 왜곡시킨다. 이러한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게 되면, 스스로 가진 고정관념이나 생각 습관을 알아차리고 바로잡게 된다.






그림 3 /
균형 잡힌 보편적 인식의 모습
이것은 세상이 본래 이치 타당한 합리로 짜여 있음을 아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이것은 진리에 대한 믿음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런 믿음을 가지고 일상 속에서 만나는 과제를 직면하면, 그에 따라 일도 합리적으로 풀려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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