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사랑을 어떻게 볼까? 생물학과 진화학과 사회학을 결합하면 사랑은 호르몬의 조화造化이다. 좀 다르게 표현하면 호르몬의 조화에 '놀아나는' 생물학적, 사회학적, 화학적 현상이라는 뜻이다. 불교적 개념으로는 실체가 아닌 공空- 환상이라니 자못 놀랍지 않은가?
‘사랑의 묘약’으로 불리는 초콜릿에는 기분을 좋게 하고 계속 먹고 싶게 하는 아난다마이드, 페닐에틸아민이 들어있다고 한다. 아난다마이드는 대마초와 작용이 비슷하다. 페닐에틸아민은 상대에 대한 끌림과 흥분, 현기증을 유발시킨다. 오르가슴을 느낄 때 페닐에틸아민의 농도는 최고치로 올라간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는 셈이다.
콩깍지의 진실
사랑하는 사람을 머리에 그리기만 해도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이성 간의 ‘그리움 호르몬’이다. 사무치게 보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이 '콩깍지'의 진실일 수가 있다.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감각적 포옹이나 애무할 때도 옥시토신이 증가한다. 이것은 9종류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러브 호르몬’이다. 사랑의 감정을 싹틔우고 지속시킨다. 'eros적 감상'의 실체는 감각 호르몬이 만드는 생리적 '환상'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에도 자랑할만한 사랑의 묘약이 있다. 바로 인삼이다. 우리는 인삼을 그저 보약으로 생각하지만, 외국에서는 정력제나 최음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남성의 발기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입증된 사실이다.
사랑은 자주 마약 중독과 같다. 사랑할 때 뇌에서 방출되는 화학물질 대부분은 마약 성분이라는 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사랑에 빠진 것은 마약의 먹었을 때의 환각 상태 즉 ‘지각 마비 상태’와 유사하다고 한다.
이상의 내용은 eros적 사랑의 실체론이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는 그 실체를 알 때 '사랑의 중독'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