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골목길에는 부실한 어깨들이 내려앉아
부축하는 낡은 지붕들이 있다
구멍 속에서 한지를 찢어내고 태어난 아이들이
좁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하수처럼 흘러나왔다
새벽에 모아둔 햇살은 아침에 쏟아졌다
가난한 발바닥들이 먼지를 나눠 먹었다
배고픈 아이들은 우리를 낳고
나는 자르지 못한 탯줄처럼 그림자를 달았다
거리에는 자주 먹구름이 진다
그림자들은 서로를 밟지 않으려
멀찍이서 걷는다 어느 곳에서
뒤꿈치가 밟힌 그림자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좁은 골목에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걸어온다
그림자가 어깨를 치고 간다, 다시
그와 나는 우주의 끝과 끝
양쪽 벽을 밀며 멀어진다
팔을 뻗어서 끌어안고 싶다
행성들이 좁은 우주 속에서 팽이처럼 부딪힌다
당신의 발자국 소리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