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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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낭만 김강만





돌아오는 사람들


겨울에 떠난 사람들이

입김을 불며 돌아온다


달마다 돌아오는 장날처럼 몇몇 무리 지어

양어깨에 멍 자국을 지고

포근한 품속을 기억하듯

몸을 질질 끌고 돌아온다


산 너머 버스정류장에 내려 아스팔트를 오른다

꽃이 핀 나무들이 길 옆으로 늘어섰다

티켓을 쥐듯 양손에는 음료수 박스

이웃들은 집 나간 자식을 맞이하듯

책상 서랍 식량 창고를 탈탈 턴다


그들이 살던 집에는 새로운 식구가 들어섰다

책상 자리로 쓰던 곳에 장롱이 앉았다

가족사진이 있던 곳에 시계가 걸렸다


박물관의 역사를 살피듯

그들은 천천히 복도를 걷는다

질주하던 발자국들이 어깨를 치고

복도 끝으로 바람처럼 사라졌다


텅 빈 방에는 뿌연 하얀색의 풍선이 떠다닌다

지긋이 쳐다보았다. 터져버렸다


깨끗하게 치워진 거리를 걸었다

바닥에는 낙엽도 쓰레기도 없이, 발자국들이

통로를 울리는 소음으로 앞뒤로 지나다녔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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